국립제주박물관 문화총서 16권 ‘해양문화의 보고 제주바다’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역사자료총서 1권 ‘이형상 제주목사 편지 모음집’발간
제주는 언제부터 세계 지도에 표기됐을까. 제주에 관한 지명이나 위치가 그려진 지도는 17세기 중엽이 돼서야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양에서 만든 17세기 중엽에서 19세기 중엽의 고지도들 속에서 제주도는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섬으로 그 위치는 비교적 정확하게 그려졌으나 지명은 제각각이었다. 하멜이 제주에 도착했던 1653년에도 하멜 일행은 제주도를 퀠파르트섬이라고 알고 있었다. 정확하게 어느 국가에 속한 땅인지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19세기말 우리나라가 개항을 하면서 세계 지도 속 제주는 이전보다 명확하게 등장한다. 반면 중국에서 그린 세계전도 ‘곤여만국전도’는 제작년도가 무려 1602년임에도 제주가 ‘고탐라’와 ‘제주’ 지명으로 분명하게 기록돼 있다. 이것은 우리가 서양보다 주변 국가들과 더 일찍, 더 밀접하게 교류를 해왔기 때문이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이 제주의 해양문화를 정리한 ‘해양문화의 보고, 제주바다’를 펴냈다.
책은 제주박물관의 열여섯 번째 문화총서로, 지난달 시작한 ‘박물관 아카데미’ 강사들의 원고를 한 데 묶은 자료집이다. 제주박물관은 2001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책에는 ▲고고학을 통해 본 한국과 세계 항해사(이청규, 영남대 교수) ▲바다에서 도래한 신들의 이야기, 제주신화(김순이, 제주해녀문화전승보존위원) ▲화산섬 제주의 해저지형과 해양환경(윤석훈, 제주대 교수) ▲한국고대의 해로와 제주 해양교류사(강봉룡, 목포대 교수) ▲우리나라의 고대 선박과 항해술(이상훈, 한국국제대 연구교수) ▲조선시대 해양유민의 사회사:15~17세기 섬을 떠난 제주사람들(이영권, 제주역사교육연구소장) ▲세계 고지도에 나타난 제주(이혜은, 동국대 교수) ▲제주 신창리 해저유물과 교역로(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 ▲표류와 해양문화의 기록, 표해록(윤치부, 제주대 교수) ▲제주해녀(잠녀, 잠수)와 공생의 바다(안미정, 한국해양대 연구교수) ▲삼별초의 대몽항쟁과 서남해 바다(윤용혁, 공주대 명예교수) 등 11편의 강의안이 실렸다.
제주인에게 바다는 생계수단이자 문화교류의 통로였고 두려움이자 숭배의 대상이었다.
저자들은 제주 바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일반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편안하게 서술했다. 237쪽. 서경문화사. 1만4000원.
‘탐라순력도’를 발간한 제주 목사 이형상의 편지를 묶은 책자도 최근 간행돼 눈길을 끈다. .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오경찬)은 지난해 입수한 이형상 제주목사 집안의 전래품 중 이 목사가 당시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있던 오시복과 지인들에게서 받은 한문 편지(간찰)를 모아 소장 역사자료총서 제1권 ‘이별의 한 된 수심, 넓은 바다처럼 깊은데’를 펴냈다.
원문과 한글 번역본을 함께 실은 이 자료집에서는 ‘탐라순력도’의 탄생 배경과 이 목사의 통치 내용, 유배인의 삶 등 시대상황을 짐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조판서였던 오시복은 1701년(숙종 9년) 장희빈이 사약을 받고 절명한 뒤 궁중에서 복제(服制)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 노궁녀에 알아본 것이 드러나 제주 대정읍 감산리에 위리안치 되었는데, 이형상이 그에게 행정 자문을 구하면서 1년간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 외 이 목사가 대제학 서종태, 승지 유명홍, 공주목사 채성윤, 관원 황율년, 이환 등에게서 받은 간찰들이 들어있다.
간찰은 글쓴이의 삶과 사상은 물론, 시대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사료다. 지역의 풍토, 풍속, 일기, 작물, 교통, 목장, 음식 등 당시 백성들의 생활상이 생동감 있게 기술되기 때문이다.
유배인으로서 오시복이 가진 번뇌와 생활의 어려움도 엿볼 수 있다. 143쪽. 비매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