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인한 사망자가 제주지역에서 발생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SFTS 양성 판정을 받은 A씨(79·여)가 증상이 악화돼 9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A씨는 고사리 채취와 밭농사 등 야외활동을 한 뒤 지난달 29일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고열과 혈소판 감소 등의 증세를 보였고, 이달 4일 증상이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패혈성 쇼크 및 다발성 장기기능 상실로 끝내 숨졌다.
SFTS는 국내 전역에 서식하는 야생진드기의 일종인 작은소참진드기에 기생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걸리는 법정전염병(4군)이다. 1~2주 잠복기 이후 고열과 구토, 설사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국내에선 지난 2013년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만 무려 19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특히 농업이나 임업에 종사하는 50대 이상의 감염자가 많으므로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때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살인 진드기’ 질병으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공포’는 금물이다. 질병관리본부가 내놓은 예방수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야외활동 시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밭에 옷 벗어두지 않기, 일상복과 작업복을 구분해 입고 옷 털어 세탁하기와 샤워 및 목욕하기 등이다. 단 야외활동 후 2주 이내에 38~40도 고열이나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SFTS로 인한 사망을 결코 남의 일로 여겨선 안 된다. 각자 예방수칙을 숙지하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