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월진성 ‘고증없는’ 졸속복원 논란
명월진성 ‘고증없는’ 졸속복원 논란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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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균열 등 부식화’ 같은이유 누각 재건축
공사기간 6개월 ‘단기’…원인분석도 미진
전문가들 “복원용 7년이상 말린 목재여야”

속보=최근 명월진성(제주도기념물 제29호) 내 누각이 나무 균열과 부식 등의 이유로 전면 해체 후 복원(재건축) 공사에 들어가 논란(본지 5월8일자 1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공사가 명확한 고증 절차도 없이 단기간에 진행되면서 졸속 복원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2월 22일부터 오는 8월까지 약 6개월동안 제주도내 문화재 보수업체인 동인종합건설에 맡겨 5억원의 예산으로 누각 복원(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복원(수)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번 복원 공사가 누각을 떠받치는 기둥의 균열과 부식, 붕괴 위험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공사는 2003년 누각 복원(1차 복원공사) 이후 6년여만인 지난 2009년(2차 복원공사)의 해체 공사 때와 똑같은 이유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명확한 원인 분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3년부터 시행돼온 명월성지 정비사업 중 하나인 제주시 한림읍의 명월성과 구좌읍 한동의 환해장성 일부 구간 복원도 제주시는 당시 불과 3개월여만에 준공하기도 했다.

이번 누각 복원과 관련, 제주도는 “나무(육송)라 부식돼서 재건축(복원)하는 것일 뿐”이라면서 “오래되면 녹슬고 균열도 생기는 것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복원에 쓰이는 복원용 목재는 최소 7년에서 8년 이상은 말린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훗날 균열이나 녹이 스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회장은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밀어붙이는 복원은 그만해야 하는 시대가 되지 않았나”라며 “불과 10여년 만에 세 번의 보수를 해야 한다면 몇백년된 한국의 나무 집들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복원이 아니라 재건축”이라며 “복원 당시 문화재 전문가를 쓴 것이 맞는지, 이렇게 반복적인 예산 낭비를 할 것인지, 정보 공개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명월성지는 중종 5년(1510년) 목사 장림이 왜구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목성 축조 후 선조 25년(1592년) 목사 이경록이 석성으로 개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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