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9일 실시된 한국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당선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외신들은 문 당선인을 ‘대북 포용론자’, 남북 ‘데탕트(긴장완화) 지지자’등으로 표현하면서 지난 보수 정부에서 취해온 대북 강경정책의 급격한 변화를 전망했다.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도 마찰을 빚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AFP통신은 문 당선인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승리 선언을 한 직후인 이날 오후 11시51분께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문 당선인의 발언을 가장 먼저 타전했다.
AP통신은 ‘진보적인’ 문 당선인의 승리는 9년에 걸친 보수의 집권을 끝내고 핵무장한 북한에 대한 최근의 정책으로부터 급격한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문 당선인이 지난 1월 출간된 저서에서 한국이 “미국에 ‘노(No)’라고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차기 정부에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재검토하겠다는 그의 당선은 박근혜정부와 미군이 합의한 사드 배치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 당선인은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 재개를 원하기 때문에 한미 관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CNN방송도 문 당선인이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고 사드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은 박근혜 정부의 강경 보수 정책과는 상반된 것으로, 문 당선인이 한국의 현 대북정책을 흔들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양 데탕트(긴장완화) 지지자가 한국 대선에서 승리했다"면서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파들과의 긴장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9년만의 정권교체로 한국의 대북한·대일 정책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문 당선인은 한일합의에 대해 재교섭을 표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화통신과 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도 문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되자 일제히 긴급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