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문화’ 우리 모두의 유산
‘제주해녀문화’ 우리 모두의 유산
  • 김창선
  • 승인 201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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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이어 국가문화재 지정
지구촌 문화아이콘화 적극 추진

 

5월 제주바다는 해녀들의 우뭇가사리 물질로 바쁘다. 얕은 물에 자라는 우뭇가사리 덕에 소라 물질을 못하는 해녀들도 모두 바다로 나오니 1년 중 제주해녀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해녀들이 우뭇가사리를 뜯어 망사리 한 가득 담아내면 물 밖 남자들은 트럭에 실어 동네 공터에 널어 말리는 게 한창이다. 제주 해안 마을의 중요한 공동체 문화의 한 장면이다.

이런 해녀들의 공동 작업은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해양여성 공동체문화로 지난해 11월30일 에티오피아에서 열린 제11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해녀들의 우뭇가사리 채취가 한창인 5월1일 대한민국 문화재청은 ‘해녀’를 국가무형문화재 132호로 지정했다. 제주해녀가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다시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신규종목으로 지정된 해녀는 한국의 전통적 해양문화와 어로문화를 대표해 시대적 변천을 넘어 오늘까지 그 명맥을 이어온 산 증인으로, 단순히 ‘물질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해녀와 관련된 기술·지식·의례 등의 문화를 통합한 의미이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해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동·서·남해안 지역의 해녀를 포괄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가치 조사 용역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해녀문화가 제주도를 시작으로 오랫동안 한반도에 전승됐다는 점, 최소한의 도구만으로 바다 속 해산물을 채취하는 물질기술이 독특하다는 점, 물질경험에서 축적된 생태환경에 대한 민속지식이 상당하다는 점, 배려와 협업의 공동체 문화 양식이 깃들어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하여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해녀유산을 적극적으로 전승 보전하기 위해 해녀유산과를 신설할 계획이다. 전담 조직을 만들어 제주해녀의 날 지정, 해녀 인명록 제작 등 자긍심을 높이는 사업은 물론 다양한 연구·조사, 해녀학교에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도 추진하여 해녀문화의 가치를 미래 자산으로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고령화로 접어든 해녀들의 생업과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제주해녀들의 주 소득원이며 최대 숙원 사업인 소라가격 안정을 위해 소라가격을 ㎏ 5000원까지 보장할 것이다. 특히 체력 저하로 소득이 감소하는 70세 이상 해녀들의 소득보전과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고령해녀 소득보전 직접지불제를 시행해 나갈 것이다.

고령화의 여파로 매년 숫자가 줄고 있는 해녀 양성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신규 해녀 양성을 활성화하기 위해 어촌계 가입비 지원을 현실화하며 신규 해녀들에게는 3년간 초기 정착금을 지원하여 미숙한 물질에 따른 소득불안을 해소할 것이다. 3년에 1벌씩 지원되던 해녀복도 매년 지급, 해녀들이 쾌적하게 물질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올 12월 제주에선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논의했던 회의인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가 개최된다. 170여개국 1500여명의 유네스코 및 문화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일주일간 서귀포 일대에서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지난 4월 유네스코 실사단이 제주를 방문했을 때 가장 인상 깊게 관심을 보였던 것이 해녀였다. 해녀를 직접 만나 감격스러워하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는 제주해녀문화가 세계적인 문화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방증이다. 이에 제주도는 12차 유네스코 정부간위원회 기간 동안 제주해녀를 홍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제주도정의 임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주도민의 관심과 격려다. 소중한 제주 문화를 세계의 문화로 키워나가는 데 적극적인 성원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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