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
‘5월의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
  • 김희석
  • 승인 2017.0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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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어려운 아이 235명 소원 접수
사랑 나눠 ‘소원성취’에 도움 희망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근로자의 날(1일)·어린이날(5일)·어버이날(8일)·스승의 날(15일)·부부의 날(21일)에 이르기까지 가족과 함께 해야 할 날이 많아 그렇게 불리는 것 같다.
5월의 푸르고 푸른 날은 어린이가 꿈을 키우기 좋아서 어린이날이 있고, 그런 어린이의 꿈을 펼쳐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님을 기리는 날이 어버이날이다. 5월만큼은 가정을 돌보며 가정을 가꾸자는 뜻에서 시작된 것이라 생각된다.
5월 많은 날 중에 최고는 어린이날이 아닐까 한다. 주인공인 어린이들도 즐겁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보람을 느낀다. 아무리 바쁜 부모들도 이날만큼은 시간을 내어 자녀들과 함께 놀이동산이며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전해주고 평소에 다하지 못한 애정을 듬뿍 전달하기 위해 노력
한다.
때문에 아이들은 1년 중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가장 기뻐야 할 날이 가장 슬픈 날이 되어 살아가는 아이들도 많다. 부모가 없거나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 학대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겐 어린이날이 마냥 즐겁지는 않다. 
어린이재단에서는 5월 한달 동안 ‘5월의 산타’라는 행사를 기획했다. 타 지역 단체에서 진행한 소원공모사업에 지역의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여 큰 호응이 있어 지역에서 이러한 일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행정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의례히 산타라면 12월인데 올해는 계절을 달리해 어린이날에도 산타가 찾아온다.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동, 가정위탁세대 아동, 다문화가정센터에 소속된 아이들에게 평소에 가지고 싶은 소원을 접수 받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화·가방·신발·옷과 같은 선물을 요청했다.
도내 유도대회에서 금메달을 4개나 획득한 아이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다며 선수용유도복을 선물 받고 싶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자전거를 타다 한국에 오게 되었는데 자전거를 가지고 오지 못해서 한국에서 타고 다닐 자전거를 선물 받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아픈 할머니를 위해 안마의자를 선물하고 싶다는 아이, 힘들게 고생하는 부모님에게 어버이날 보약을 선물하고 싶다는 소원도 있었다. 웬만한 어른보다 남을 배려하는 성숙한 ‘소원’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이렇듯 총 235개의 소원 편지가 접수됐다. 소원 편지를 접수 받으면서 같은 또래들이 다른 소원을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가정에선 당연한 것들이 ‘어려운’ 아이들에겐 고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데 세상을 먼저 알아버리고 자신이 가지고 싶은 소원을 이야기 하라고 했는데 자신보다는 가족과 어른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어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재단에서는 순차적으로 접수된 모든 아동의 소원을 이뤄주고자 한다. 관건은 재원 마련이다. 많은 사연들이 접수됐고 아이들을 돕겠다는 분이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이마트에서 1000만원을 지원해 줬고 제주도청 공무원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어 기쁜 일이다. 모든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금액 마련에 계속 노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 지면을 통해 우리 아이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한 노력에 관심과 지원을 당부 드린다. 행복하게 성장한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고 사랑을 받은 아이가 사랑을 전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내 자녀에게 쏟을 관심과 사랑을 내 자녀들과 함께 살아갈 우리 주변의 아이에게 조금씩이라도 나눠줬으면 한다.
어린이날은 아이들을 위한 날이다. 최소한 어린이날 하루만큼은 아이가 주인공이 되어 행복했으면 좋겠다. 도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아이들의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고 소원 편지를 보내온 아이들이 여러분들 덕분에 행복한 기억을 가졌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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