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교육 패러다임 변화
4차 산업혁명과 교육 패러다임 변화
  • 오대익
  • 승인 2017.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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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혁명’ 현 시스템으론 못 따라가
창의·감정지능 개발 교육 등 필요

 

일본 어느 초등학교 2학년 자연 시험시간의 이야기다.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되는가?’라는 시험 문제에 거의 모든 아이들이 ‘물’이라고 답했는데 유독 한 어린이가 ‘봄’이라고 썼다고 한다.

안데르센 동화 ‘달님이 전해준 이야기’ 중에는 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닭장에 들어가 닭들을 쫓아다니다가 호되게 야단맞은 여자 아이가 이튿날 밤에 또다시 닭장에 들어가 닭들을 놀라게 했다. 화가 난 아빠는 어제보다 더 무섭게 야단을 쳤다.

아이가 울먹이면서 말했다. “난 닭들에게 입을 맞춰 주고, 어젯밤 잘못을 용서 받으려고 했어요.”

어린이를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 어린 시절을 거쳐 온 어른들이지만 아이들의 생각이나 느낌을 바르게 인식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내 자녀인데 내가 모를까보냐’고 생각하는 것은 부모의 잘못된 편견이요 오만이다. ‘내 제자여서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는 선생님의 자세도 극복해야 할 교사의 오류 중 하나다.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과 인공지능·로봇기술·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서 세계의 산업구조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새로운 물결이다.

지난해 3월 인간과 인공지능(AI)의 승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세돌과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로 4차 산업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증대하면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특히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대표’ 이세돌에게 4애1로 완승을 거두며 4차 산업혁명은 돌이킬 수도 회피할 수도 없는 거대한 흐름을 이루며 우리에게 다가왔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나친 염려와 두려움을 가질 것 까지는 없다. 역사적으로 보면 20세기 초 2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으로 전환되는 시점에도 공장 자동화의 가속으로 대규모 실업, 실직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인간은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발전시키며 이를 극복하고, 또한 나름대로 잘 적응해 왔다.

결국 모든 사회 변화는 인간에 의해 주도되고, 그 안에서 인간은 한 단계 더 큰 발전을 모색해 왔다. 이번 4차 산업혁명으로의 사회 진화도 또 한 번의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학교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우려한다. 이는 기술의 변화에 대한 문화지체 현상을 교육이 해결해 주지 못하고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는 말이다.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역사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서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내용은 2050년엔 쓸모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공지능으로 세상이 혁명적으로 바뀔 텐데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그에 대비한 교육을 전혀 못 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유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20대까지 공부한 걸로 평생 먹고 살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나이 예순에도 여든에도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비전을 세우고 교육이 제 역할을 당당히 수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새로 가르치고 어떻게 배워야 할지를 똑 부러지게 제시할 수는 없다. 다만 경직되어 있는 사람, 마음이나 사고가 유연하지 않은 사람은 버티기 힘들게 될 것임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이 창의성과 감정 지능을 개발하고 마음의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가 그 무엇보다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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