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철새들’의 背信, 물 건너간 보수 개혁
‘정치 철새들’의 背信, 물 건너간 보수 개혁
  • 제주매일
  • 승인 2017.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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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탈당(脫黨) 명분으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집권을 막기 위한 ‘보수대연합’을 내세웠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친북 좌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보수(保守)는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이 높은 홍준표 후보에 힘을 실어줘야 ‘좌파(左派) 정권’의 탄생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이들이 야권의 주장에 동조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동참하지 않았더라면 5월 ‘장미대선’은 애당초 없었다. 지난해 말 박 전 대통령의 ‘질서있는 퇴진론’을 거부하고, 탄핵소추안 추진에 힘을 실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게 한 주역이 바로 이들이었다.

더욱이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 활약한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 국회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김성태 의원, 그 누구보다 탄핵(彈劾)의 당위성과 ‘보수개혁’을 강조했던 장제원 의원과 황영철 의원 등이 모두 탈당 대열에 가담했으니 참으로 기가 막힐 정도다.

불과 4개월여 전 이들은 “저희가 결별을 선언한 친박(親朴) 패권세력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망각했고, 그 결과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며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을 창당했었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도 ‘보수대연합’ 운운하며 자유한국당에 ‘백기 투항’한 것은, 대선 후 자신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철새 정치인’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새로운 보수’의 기치에 동참한 국민 및 여타 정치인들의 믿음마저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헌신짝처럼 내던졌다. 그 속엔 바른정당 출범에 적극 기여한 제주 정치권도 포함돼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언급한 ‘배신(背信)의 정치’는 바로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 유승민 후보는 자신의 SNS에 ‘끝까지 간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다졌다. 유 후보는 “어렵고 힘들다. 그리고 외롭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는다. 몇 달 해보고 실망할 거라면 애초에 이 길을 나서지 않았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꿈이 죽어버린 시대에, 우리 개혁 보수는 여전히 꿈을 꾼다. 따뜻하고 정의로운 보수, 공동체를 지키고 살리는 보수를! 시작은 언제나 작고 미미하다. 그러나 그 길이 옳은 한 , 끝은 창대하리라. 이것이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이다”라고 썼다.

이제 역사(歷史)의 평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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