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산 두 번째 개인전 ‘침묵의 응시-바람의 영혼’
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6일부터는 서귀포서
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6일부터는 서귀포서

캔버스 위 폭낭(팽나무)은 어쩐지 을씨년스럽고 처연하다. 사방을 향해 뻗은 가지는 날이 서있고, 주변은 검다. 파란을 예고하는 듯하다. 이는 마치,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잃고 있는 제주와, 그런 제주의 오늘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을 닮았다.
제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한 김 산 씨가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0년 이후 7년만이다.
‘침묵의 응시(凝視)-바람의 영혼’ 이란 주제를 건 이번 전시에서는 핍박과 소외의 세월을 한자리에서 묵묵히 지켜봐왔던 폭낭을 통해 제주인의 외로움과 고독의 감정을 표현했다.
앙상한 가지와 거친 바람은 고된 제주인의 삶을 나타낸다. 여기에 외부인의 급격한 유입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 등 최근 제주에 불어 닥친 변화를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묻어있다.
작가노트에서 김 산은 “모든 것이 변한다지만 지금 제주는 기존에 갖고 있던 역사와 문화와 소리와 색 등 모든 ‘제주다운 어우러짐’을 깨고 있다”며 “진지한 고민과 고찰이 필요하다”고 관람객들을 일깨운다.
김 산의 두 번째 전시는 문예회관에 이어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서귀포 이중섭미술관 창작스튜디오전시실에서 이어진다. 문의=010-8955-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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