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지 원천배제” 元 지사의 약속
“공군기지 원천배제” 元 지사의 약속
  • 제주매일
  • 승인 2017.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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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으로 계획되어 있고, 공군기지의 경우 원천 배제하겠다”고 재차 천명했다. 11일 열린 도의회 도정질문 답변을 통해서다.

원 지사는 “국토부와 제주도는 제주 제2공항이 순수 민간공항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취지에 관계가 없는 국방부 또는 공군의 어떤 입장이나 방안에 대해 검토는 물론 협의 자체도 원천 배제하겠다는 뜻을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다시 천명(闡明)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부나 공군은 제2공항과 관련해 어떠한 사업 주체도 아니고 이해관계 당사자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도지사인 자신의 말을 그대로 믿어달라는 하소연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원 지사의 ‘약속(約束)’이 끝까지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그것은 이날 도지사의 다른 발언에서도 여실히 읽혀진다. “국토부와 제주도가 안 된다고 해도 국방부가 안보 및 대통령의 의지를 내세워 밀어붙일 수 있다는 염려를 할 수 있다”고 원 지사가 토로한 것이다.

5월 9일 새로운 대통령이 누가 되든 새 정부가 탄생하면, 도민들의 의견을 집약해 대통령과 국가안보실 차원에서 협의하겠다고 밝혔지만 결코 해결책은 아니다. 도민사회의 우려도 그래서 나온다.

올해 들어 제2공항 내 공군 남부탐색구조부대 설치 의혹 논란이 계속 제기되자, 국토부와 제주도는 지난달 7일 “전혀 검토되거나 논의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채 이틀도 되지 않아 공군참모총장이 이를 전면 뒤엎는 발언을 해 찬물을 끼얹었다. 당시 제주를 찾은 정경두 참모총장이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제2공항 내 설치를 기존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진행할 뜻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최신예 구축함인 ‘줌월트’의 제주 배치설 등으로 이어지며 제주도민들을 더욱 불안케 하고 있다. “제주가 군사기지화 되어 ‘동북아의 화약고(火藥庫)’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이유다.

지금 도민들은 원 지사의 말을 안 믿는 게 아니라, 못 믿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중앙정부 등의 외압(外壓)에 밀려 도지사들의 의지가 꺾이는 것을 숱하게 경험했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원희룡 지사는 보다 결연한 의지와 각오를 도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 어떠한 경우라도 도민과 함께 ‘평화의 섬’ 제주를 지키겠다는 ‘사즉생(死卽生)의 결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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