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라병원 우수 응급의료기관 선정
도내 응급기관 법정기준 100% 충족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는가 싶었는데 벌써 하얀 꽃잎이 눈이 되어 날리며 봄도 중간으로 접어들었음을 알린다. 날이 풀리면서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그만큼 사고도 늘어난다. 하루에도 수십번 들리는 응급차량의 사이렌 소리가 이젠 익숙할 만한데도 여전히 앰뷸런스가 들어올 때마다 환자의 안위가 걱정된다.
그래도 제주도엔 국내 최고 수준의 권역센터가 있기에 잘 치료 받고 쾌유할 것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정말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왔는데 병실·장비·의료진이 부족하다면 어찌될까. 지난해 전주의 어린이 사망사고처럼 수술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전전하다 골든타임을 놓쳐버려 생명을 잃는다면 그처럼 허망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이러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건복지부는 시설·장비·인력의 법정기준 충족여부, 응급실 과밀화지수, 최종치료 제공률 등을 바탕으로 응급의료기관을 평가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우수응급기관을 시상하고 법정기준을 갖추지 못한 기관은 행정조치하고 있다.
올해도 보건복지부는 전국 414개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2015년 7월부터 2016년 6월말까지 이뤄진 진료내용을 토대로 평가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이에 따르면 필수영역 충족률은 86.0%로 전년(81.9%) 대비 4.1%포인트 향상돼 각급 병원들이 시설과 장비, 인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수영역 충족률이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및 시행규칙에 따라 응급의료기관이 갖추어야 할 법정 시설·장비·인력 등을 갖추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응급실과밀화 지표를 보면 혼잡한 정도를 나타내는 '병상포화지수'는 지난해 50.1%로 전년도 54.6%에 비해 4.4% 감소했다. ‘중증환자 응급실 재실시간’도 6.7시간으로 전년도에 비해 0.3시간 줄어 응급실 과밀 정도가 전년도에 비해 약간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실이 매우 과밀(병상포화지수 100%이상)한 의료기관은 전년도 11개소에서 지난해 7개소로 줄었다. 이는 응급실 과밀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응급환자의 재실시간을 줄이기 위해 병원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응급환자 책임진료 평가점수도 향상됐다. ‘중증환자 최종치료 제공률’이 지난해 80.1%를 기록, 전년도 75.6% 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전입된 환자를 다른 기관으로 전송한 환자 비율인 ‘비치료 재전원율’도 지난해는 3.8%로 전년도 4.4%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응급의료기관들이 종전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평가에서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기관 유형(권역센터·응급센터·응급기관)별로 법정기준 충족과 미충족 기관으로 구분하고, 충족 기관을 다시 상위(A)·중위(B) 등 두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각 유형별 상위 3개 기관을 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 장관 포상을 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우수 응급의료기관들은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최종치료 제공률이 높았고, 전문진료과목간 협진 체계가 제대로 이뤄졌으며, 응급환자 전원이 안전하게 이뤄지는 등 응급실 운영·관리체계가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가에서 제주한라병원은 전국 권역센터중 상위 5개 기관에 포함될 뿐 아니라 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제주한라병원은 지난해 공개한 응급의료평가에서도 전국 2위로 최상위 권역응급센터에 포함된 바 있다.
제주한라병원이 2년 연속으로 전국 최상위 권역응급센터에 포함됐다는 것은 응급의료에 관한한 제주권역이 국내 정상급이라는 걸 보여준 셈이다. 그동안 의료의 변방으로 치부되던 제주의 의료사에서 볼 때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제주지역 6개 응급의료기관이 모두 법정기준 충족률 100%를 기록해 응급의료 환경이 매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민 입장에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