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을 비롯한 저가항공사들의 국내선 항공료가 대형항공사 요금에 점차 근접하면서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귀포시)에 따르면 제주~부산 노선의 경우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 요금 대비 저가항공사의 요금 비율은 성수기 93.9~96.4%, 주말 90.3~95.9%로 나타났다. 김포~제주 노선의 성수기 요금은 대한항공 대비 88.8~91.5% 수준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저가항공사 1호인 제주항공이 출범한 2006년 대한항공 대비 항공요금 비율은 약 70% 이었다. 이 같은 수준의 요금 책정은 당시 제주도와 제주항공의 협약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후 저가항공사들의 요금 인상률이 대형항공사를 웃돌면서 가격 비율 차가 많이 좁혀진 상태다.
그래도 요금이 상대적으로 싼 탓에 저가항공사의 탑승률은 상승하고 있고, 이는 회사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노선에서 전체 항공사 탑승률은 89.0%, 저가항공사의 탑승률은 92.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저가항공사들의 영업이익도 급증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2015년 514억원에서 지난해 587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의 영업이익은 297억원에서 523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가항공사들이 항공요금을 앞장서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제주기점 4개 노선의 요금을 2.5%~11.1% 인상했다. 이에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로 내수관광 확대가 절실한 때에 저가항공사들의 자기 잇속만 챙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요금인상이 비슷한 시기에 이뤄져 담합 의혹도 제기됐다. 위성곤 의원은 “정부는 행정명령 또는 개선명령을 통해 저가항공사들의 요금 인상을 철회시키고 담합조사에도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이 근거도 없이 함부로 ‘담합’ 운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당국은 소비자 불시 해소 차원에서 이번에 담합행위가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