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용효과 탁월 약재·식재료 각광
국내 양식 성공 사업 가능성 기대
국제멸종위기종인 해마(海馬·Sea horse)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뛰어난 약용효과 때문이다. 해마은 생김새만큼이나 희귀하고 기이하여 관상용으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약재와 음식 재료로 효능을 인정받으면서 양식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완전양식 기술에 이어 다른 연관 산업을 창출한 것이다.
해마는 로마신화에서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타고 다녔던 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50여종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복해마·왕관해마·산호해마·가시해마, 그리고 점해마까지 총 5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실고깃과 어류로 분류된다.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서는 해마를 국제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서식하는 왕관해마와 가시해마는 세계적으로도 제한된 서식지에서 살고 있는 진귀한 종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해마를 보호종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해마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중국 등 7개국에서 양식하고 있으며, 완전양식은 우리나라가 호주에 이어 두번째로 성공했다. 빅밸리해마의 경우 우리나라 한 벤처기업이 양식기술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 양식 규모면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머리는 말, 꼬리는 원숭이, 배는 캥거루를 닮았고, 몸을 직각으로 세우고 조그마한 지느러미로 움직이는 해마는 사냥 속도만큼은 무려 6000분의1초로 척추동물 중 가장 빠르며, 카멜레온처럼 자유자재로 몸의 색을 바꾼다.
무엇보다 특이한 것은 이들의 번식이다. 수십만에서 수백만개까지 알을 낳는 일반적인 어류들과는 달리 한번에 500마리 내외의 새끼를 출산하는 해마는 암컷이 아닌 수컷이 임신을 한다. 1년에 10회 이상 출산하는 ‘수컷 해마’는 배를 부풀려 암컷에게 구애한다. 암컷은 교미시기를 놓치면 품고 있던 알을 유산시킨다. 수컷에게 전하지 못한 알을 한꺼번에 쏟아버리는 경우다.
중국에서는 해마를 600여년전부터 약용으로 사용해왔다. 최근 혈액순환과 성호르몬 분비·천식·골절치료용 약재와 음식재료로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으며 인기도 높다. 해마를 냉동 건조시킨 후 분말로 만들어 수프·차·탕 등에 넣어 먹는다. 독일의 한 기업에서는 해마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줘 출산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산모용 샴푸에 이용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에서도 다양한 식음료·향장품·건해마 제품군을 개발,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건조 해마인 경우 1㎏에 200만~300만 원으로 1등급 한우 가격보다 최고 50배 정도 비싸다고 한다. 우리나라와는 아주 가까운 중국에 아주 훌륭한 시장이 있다. 세계 해마 생산량의 80%를 소비하고 있다. 약재로 쓰는 해마는 연간 2억5000만 마리에 수출 잠재시장 규모는 600억원에 이르지만 전 세계 생산량은 1억5000만 마리에 불과하다니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양식 해마를 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관한 고시를 개정했다. 개정된 고시는 양식해마 중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상품성이 큰 빅벨리해마만을 대상으로 가공 전 원재료의 중량의 50% 미만으로 사용하면서 다양한 식품 개발이 가능토록 한 것이다. 비록 제한적이지만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해마의 가치는 그가 갖고 있는 사냥속도처럼 빠르게 상승해가고 있다.
자연수계에서 사라져가는 해마를 완성된 양식기술력을 바탕으로 관상용에서 약용과 식품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자원 소재로 활용되고 될 수 있었던 것은 한 벤처기업인의 연구노력과 장인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노력이 해마의 생김새만큼이나 어민소득 증대 등 아름다운 결실로 귀착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