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탄핵 시기 다시 보는 민중미술
국정농단 ·탄핵 시기 다시 보는 민중미술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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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화가 이명복 광주시립미술관 기획전 초대
‘그날 이 후’ 등 1980년대 이후 작품 45점 전시
▲ 이명복 작 '미인도'(1988)
▲ 이명복 작 '침묵'(2014)

민간인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아직 우리사회가 상식과 법의 기준보다 소수의 권력자에 휘둘리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국정 수행자들의 신념은 깃털처럼 가벼웠고, 국민의 삶은 존중되지 못 했다. 광복이후 70년이 지났지만 그날 이후 대한민국은 달라졌는가. 오래전부터 이 같은 물음을 가져온 이가 있다.

갤러리노리(nori,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대표 김은중) 디렉터로 2010년 제주에 입도한 민중화가 이명복씨가 광주시립미술관의 초대를 받아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금남로 분관에서 기획전을 연다.

이명복은 1982년 이종국, 송창, 박흥순 등과 일명 ‘임술년 그룹’을 만들어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기형화되는 사회와 그 속에서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삶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천착했다.

임술년 그룹에서 활동하는 동안 미군의 폭력성과 한국의 종속 문제를 다룬 ‘그날 이 후’ 연작을 그렸고, 이후 오늘날까지 노동자, 농민, 시민의 삶 한 가운데에서 민중들의 참모습을 찾으려 노력했다.

이번 전시에는 1980년대부터 2016년까지의 작품 45점이 내걸려 이명복과 그가 목도한 한국의 지난 한 세기를 살펴보게 한다.

미술평론자 김유정은 ‘인간과 사회의 중심에 선 리얼리즘 예술가는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을 병행한다’는 표현으로 민중화가의 역할을 설명한다.

제도권의 폭력이 강해질수록 순수예술의 세계에 파고는 예술가들이 많아진다지만, 이명복은 우리 땅에 펼쳐진 풍광에서 실재의 삶을 찾아 그리는 ‘사실정신(寫實情神)’에 입각해왔다.

전시장에서는 학살, 전쟁, 광우병의 진실 등 세계의 현안에 집중한 작품들과 함께, ‘말’ ‘새벽 범섬’ ‘여름밤’ 등과 같이 제주 입도 후 그린 작품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 

이명복은 중앙대 회화과를 나왔다. 민중화가이면서 2009년까지 방송국(MBC)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문의=062-222-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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