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교육’ 교재 그렇게 자랑하더니…
‘4·3교육’ 교재 그렇게 자랑하더니…
  • 제주매일
  • 승인 2017.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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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지난달 ‘4·3교육’ 교재를 공개하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자체 개발한 이 교재가 평화 및 인권교육의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제주4·3을 올바르게 알리고 ‘4·3의 전국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초등학생용(5~6학년)과 중등용 두 가지로 발간된 교재는 지식 전달보다는 생각하기에 초점을 맞췄다고도 밝혔다. 특히 역사의 아픔을 공감하고 평화에 대한 감수성을 함양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정작 책이 나오자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그 내용을 떠나 교재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초등용 교재의 경우 5학년은 학급당 1권, 6학년은 개인별 1권씩 배부했다. 중등용 교재 역시 학급 수에 따라 학교당 10~20권을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어야 ‘생각’을 키우든 ‘감수성’을 함양하든지 할 터다. 그런데 학급당 1권이나 학교당 10~20부만 배부했으니 전적으로 교사들의 설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처럼 책이 부족한 이유 또한 황당하기 짝이 없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재개발위원들이 원하는 특정 출판사와 계약을 하려다보니, 수의계약 최고액(5000만원) 이하로 맞추기 위해 적게 인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경쟁 입찰 대신 특정 출판사와 수의계약을 하느라 인쇄물량이 대폭 줄었다는 뜻이다.

과연 이게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이로 인해 ‘4·3평화 및 인권교육 주간’(3월 20일~4월 8일)에 본격 교육키로 했던 당초 계획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교재개발위원과 출판사에 휘둘려 ‘제주만의 4·3교육’이란 본질을 망각한 도교육청의 행태가 서글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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