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이 그 동안 입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 던지고 밖에는 만물의 생동감을 일깨워주듯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있다.
분명 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신호이며, 환상의 섬 제주에서의 봄은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런 설레는 봄 분위기를 허탈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있어서는 아니 될 종이컵, 담배꽁초 등 수 많은 쓰레기들이다.
또한 늦은 밤 주취자들에 의한 음주소란 및 노상방뇨,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무단횡단 등은 어느덧 우리 일상으로 만연되어 청정제주 이미지를 퇴색하게 하고 있다.
이는 기초질서 위반 통계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의 기초질서 위반 단속건수는 1만2520건으로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쓰레기 투기 587건, 음주소란 432건, 노상방뇨 207건, 무단횡단 1만605, 기타 689건으로 전년도 6732건과 비교했을 때 85.9%가 급증한 수치(數値)로 참으로 수치(羞恥)스럽다.
경찰에서는 기초질서 근절을 위해 홍보활동과 더불어 단속을 전개하고 있다.
주요 무단횡단 지점에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알리는 현수막 설치와 대형 전광판을 통한 기초질서 홍보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격주로 퇴근시간에 제주경찰 전 직원이 주요 교차로 상에 진출하여 무단횡단 등 각종 사건·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경찰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기초질서 위반행위는 줄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시민 개개인의 의식 전환일 것이다. 한 도시의 길거리가 그 도시의 이미지를 나타내듯이 깨끗한 제주 만들기를 위하여 나부터 기초질서를 지키고 실천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이다.
기초질서는 ‘서로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 덕목’이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이기심보다는 ‘당연히 지켜야 할 행동’이라는 마음으로 생활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따스한 봄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