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원장 성대림)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이 집단으로 사직했다. 이유는 ‘연봉 협상’ 결렬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이 서귀포시 지역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임을 감안하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보도에 의하면 서귀포의료원 전체 의사 6명(원장 제외) 가운데 응급의학과 전문의 4명이 연봉협상 결렬로 인해 3월 31일자 모두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원 측이 기존보다 인상된 연봉안을 제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들 4명이 한꺼번에 제주시 소재 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응급실 전담전문의 2인 이상을 포함 전담의사 4인 이상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전담전문의 4명이 일괄적으로 집단 사직함으로써 서귀포의료원은 공중보건의 2명만 남게 됐다.
문제는 이들 공중보건의 역시 4월 13일자로 복무기간이 끝나 서귀포시 지역 공공의료에 큰 ‘구멍’이 뚫리게됐다.
이에 따라 서귀포의료원 측은 일반외과 의사 1명과 가정의학과 의사 1명을 채용해 응급의료센터에 긴급 배치하는 한편 1명을 추가로 채용키로 했다. 그러나 의사를 어렵게 채용하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해버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서귀포지역 공공의료 기반이 무너지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 할지라도 근로조건이 맞지 않으면 얼마든지 이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자신들이 동시에 떠나면 응급치료가 마비될 줄 알면서도, 협상 당일 종합병원 관계자를 만난 뒤 갑작스레 합의를 번복하고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은 의사로서의 본분마저 망각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차치하고라도 돈만 쫓는 현 세태가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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