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인디언' 만들 일 있나
'제주도 인디언' 만들 일 있나
  • 제주타임스
  • 승인 200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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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있어서의 1차산업은 무엇인가.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에 나온 1차산업이 마치 마지못해 끼워 넣은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 같아 나온 의문이다.
제주도의 1차산업은 아직까지는 도민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지주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관광이나 정보기술산업 같은 것이 제주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의 주력산업으로 떠오른다 해도 땅에 뿌리를 둔 1차산업의 뒷받침이 없이 그것이 가능하겠는가를 따져보면 답은 자명해 진다.

일단 제주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에 제시된 1차산업 대책은 부실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라 하겠다.
당초 정부의 기본 구상안에는 1차산업이 제외됐었다고 한다. 하지만 농가의 불만이 커지자 제주도가 이번 기본계획안에 1차산업을 끼워 넣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것도 항목의 나열에 그치고 있으며, 그나마 도내 농가의 위안거리로 여겨지는 ‘밭농업 직불제’라는 것 역시 농가에서 요구하는 소득 보전형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밭농사 중심인 제주도에 쌀농사 기준의 직불제를 적용해서는 안 되며 대상작물을 거의 전 품목으로 확대함은 물론 지원단가도 현실화해야 된다는 것.
그렇지 않아도 농민들은 농업보조금 감축과 농산물시장 개방 등으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더 이상 못살겠다고 하는 터인데 제주특별자치도에서까지 1차산업을 홀대하고 있다면 농가의 돌파구는 없다는 말이 맞다.

제주특별자치도나 국제자유도시 건설이 결국은 원주민, 즉 ‘제주사람’들을 ‘제주도 인디언’으로 전락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이유도 이런 데 있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법을 만들 때 1차산업도 다른 분야처럼 ‘획기적이고 포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지 않는다면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먹는’ 격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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