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가계부채 급증 ‘가구당 5149만원’
제주지역 가계부채 급증 ‘가구당 5149만원’
  • 한경훈 기자
  • 승인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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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대출 1월 현재 11조6000억원…2년 새 87%↑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130%…“대내외 리스크에 취약”

도내 가계부채가 지역의 경제규모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제주지역 금융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2014년 말 6조2000억원에서 지난 1월 말 11조6000억원으로 2년여 새 87% 증가했다. 전년동기 대비 가계부채 증가율이 2015년 이후 30~40%로 전국 평균치(1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제주지역 가계부채는 경제규모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1월 말 기준 가구당 가계부채는 5149만원으로 전국 평균 4650원에서 비해 10.7% 많다.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75%로 전국 평균치(58.2%)보다 16.8% 포인트 높다.

특히 차주의 소득보다 가계대출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2015년 2분기 이후 가계대출 잔액이 차주의 연간 소득을 넘어섰다. 2015년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30.1%로 이 역시 전국 평균(111.3%)보다 훨씬 높았다.

제주지역의 가계부채는 일시상환과 만기 5년 미만의 비중이 높아 금리 인상 등 대내외 악재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2016년 말 현재 만기일시상환대출 비중은 71.5%, 만기 5년 미만 대출 비중은 67.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치(각각 49%, 40.7%)를 상회하는 것이다.

이 같은 가계부채 급증은 도내 인구 순유입 증가와 주택 및 토지가격의 큰 폭 상승 등에 기인한 것으로 제주본부는 분석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이후 40%대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던 제주지역 가계부채 증가율이 작년 12월부터는 40% 아래로 떨어져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가계부채가 경제규모 및 소득수준에 비해 매우 높아 지역 금융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금리인상, 부동산가격 조정, 사드사태로 인한 관광수입 축소 등 대내외 리스크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가계소비 위축 등 지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가계부채에 대한 정책당국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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