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주간부터 활용…전국 확산 노력

발발 69년만인 올해 드디어 제주의 아이들이 지역에서 자체 개발한 교재로 제주4·3사건을 배우게 됐다.
4·3을 축소 기재한 국정 역사 교과서 논란이 가르쳐주듯 지역의 의제는 지역에서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다는 논리에 부응하며 진정한 의미의 교육자치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은 자체 개발한 초·중등용 4·3평화·인권교육 교재를 올해 4·3평화·인권교육 주간부터 교육현장에서 본격 활용한다.
도교육청은 4·3평화·인권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학교 급별 4·3평화·인권교육 교재 개발에 착수했다. 20일 공개된 교재는 초등학생용(5~6학년)과 중등용 두 가지다. 교재는 이미지와 도표, 사진 등 시각자료를 많이 담아 지루함을 덜었고, 초등생용의 경우 지식 전달보다 생각하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석문 교육감은 20일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수준에 따라 용어를 조금씩 달리하며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엮었다”며 ”4·3평화·인권교육의 가치가 점점 중요해지는 시점에서 교재 발간을 계기로 제주 아이들이 평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4·3평화·인권교육 주간인 20일부터 오는 4월 8일까지 각 학교에서는 이번 교재를 활용해 4·3평화·인권교육을 실시한다. 아울러 초등 50교, 중등 75교 등 총 125개교가 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4·3현장체험학습에 나선다.
4·3유족들로 구성된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도 올해 84개교(29명)에서 아이들과 만난다. 이외에 도교육청은 교육주간 4·3평화·인권교육 연찬회와 직무연수를 강화하고, 오는 9~10월에는 4·3평화·인권교육 UCC를 공모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교육주간인 오는 31일 오후 3시에는 4·3추념식을 앞두고 제주를 방문하는 정세균 국회의장이 제주제일고를 찾아 2학년을 대상으로 특강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도교육청은 올해 4·3추념식에 타 시도교육감을 초청해 관심의 계기를 만드는 한편, 발간된 4·3교재를 전국 학교에 보내 도외에서도 계기교육이 이뤄지도록 4·3전국화에도 노력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