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빙공장서 암모니아 가스 누출 ‘대피 소동’
제빙공장서 암모니아 가스 누출 ‘대피 소동’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7.0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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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시설 냉각기 고장
“홍어썩는 냄새 심하게 나”
가스공사 “우려수준 아니”
▲ 20일 오전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서부두 인근 한 제빙공장 냉각기에서 고장이 나 소량의 암모니아 가스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이 안전 조처하는 모습.

“갑자기 홍어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나더라고요.”

20일 오전 11시께 제주시 건입동 A 수산물 가게 사장인 오모(55)씨가 1시간여 전인 이날 오전 10시5분께 인근 제빙공장에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됐을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오씨는 “평상시에도 간간이 냄새가 났지만, 오늘따라 냄새가 너무 심해서 가게 사람들과 인근 식당 사람들을 모두 대피시켰다”고 말했다. 바로 옆 식당 주인인 오모(51‧여)씨도 “냄새가 심해서 손님들을 모두 내보냈다”며 “황당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비가 오던 이날 T 제빙공장 냉각기에서 고장이 나 약 1.5kg의 암모니아 가스가 누출됐다. 인근 상인의 신고를 받고 이날 오전 10시18분께 현장에 도착한 소방 당국이 농도 희석 등 안전 조처할 때까지 15분여 동안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주변 가게에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있던 유모(2)양이 가스에 얼마간 노출돼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현재 유양의 건강 상태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조사를 벌였던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냉각기 고장 직후 안전장치가 가동돼 암모니아 가스가 중화장치로 흘러가는 과정에서 조금 새어 나온 것으로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산강 유역 환경청에 따르면 사고 당시 암모니아 가스 농도는 60~70ppm으로 기준치인 25ppm보다는 많았지만, 인체 유해 수준인 220ppm보다는 적어 피해가 작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조처 후에는 현재 11ppm 수준이다.

한편, 사고 업체에서는 물을 급속히 얼리는 냉매제로 암모니아를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암모니아는 냉각되면 액체 상태이지만, 상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황산처럼 변해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상 독성물질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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