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청객 괭생이모자반, 가능성은 무한하다”
“불청객 괭생이모자반, 가능성은 무한하다”
  • 홍성완
  • 승인 2017.03.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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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안 밀려와 항해·조업 지장
유익한 성분 다양 일본선 ‘귀한 몸’

매년 이맘때쯤 봄철이 되면 제주바다로 찾아드는 불청객이 있다. 다름 아니라 황갈색을 띈 괭생이모자반이라는 해조류다.

괭생이모자반은 우리가 식용으로 이용하는 참모자반이나 톳과 같은 분류의 종으로 우리나라 전 연안 및 일본·중국·베트남 북부 연안 수심이 낮은 곳에 분포하고 있다. 수명은 1년으로 가을철부터 겨울철에 걸쳐 최대 7m까지 성장하고 수온이 상승하는 봄철에 자연적으로 뿌리나 줄기가 떨어지면서 수면으로 떠 올라와 크고 작은 덩어리를 형성한 채 해류와 바람을 따라 흘러 다니게 된다.

제주도에서는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뜸북이’라고 불리는 괭생이모자반이 해안으로 밀려오면 거두어들여 말린 후 밭에 거름으로 많이 이용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선 항해 및 조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해안가 경관을 훼손하는 등 골칫거리 불청객으로만 여겨지고 있다.

당장 올해도 ‘비상’이다. 현재 ‘괭생이모자반’으로 이뤄진 대규모 띠가 모슬포 남서부 280㎞에 형성돼 일본이나 제주 연안으로 이동이 예상되고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도 연안 수심 5m이내의 곳에 많이 분포하고 있던 괭생이모자반이 가속화된 연안개발과 갯녹음 발생 등으로 인해 분포 면적이 뚜렷하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서식실태 조사결과 도서해역을 제외하고는 다량으로 분포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기가 드물 정도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근래 대량으로 제주바다로 밀려오는 괭생이모자반은 제주해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견해가 많다. 대부분이 해류 경로 특성 상 중국 남부 연안에서 분포하던 모자반이 쿠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상하면서 북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 해안가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바다 수면에서 떠다니는 모자반 덩어리를 부초(浮草)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동물 플랑크톤이나 어린 고기들이 서식하면서 어장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괭생이모자반으로 이루어진 부초가 많은 시기인 4~6월 동중국해에서는 일본 선망어선들이 어린 방어 포획을 위해 조업이 이루어지고 포획된 어린 방어는 양식에 활용되기도 하는 등 부초는 수산자원 측면에서도 중요성이 인정되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섬유는 점액 성분인 후코이단과 알긴산을 비롯하여 미네랄과 폴리페놀·비타민K 등 다양한 성분이 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동북지방에서는 식용으로 이용해오고 있으며 최근에 ‘바다의 나또(삶은 콩을 발효한 식품)’라고 불리어질 정도로 전국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해조류이다.

특히 괭생이모자반에 함유된 후코이단은 최근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미용이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약리효과와 생리기능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더욱이 후코이단은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밖의 괭생이모자반에 함유돼 있는 성분들은 지방분해 효과와 항산화 작용이 있어, 다이어트나 노화방지에도 도움이 되고 미백 효과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항산화력은 다시마에 비해 70배 정도이며, 면역력 활성화는 큰실말(갈조식물)에 비해 2배가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효능을 갖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에 대해 일본은 각 지역별로 다양한 식재와 기능성 상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식재인 경우는 미국으로의 수출도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2010년부터는 인공종자 생산에 의한 바다양식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지금은 불청객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이 대량으로 유입될 경우에는 수거와 처리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용방안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또한 제주바다의 생태환경 유지와 어족자원 보호 등을 위해 괭생이모자반 자생 군락지 확대 및 회복 연구도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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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명 2020-05-28 15:39:00
뉴스에서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나오던데 이 기사를 통해 자세히 알게되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