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반대 아니, ‘진정한 도시재생’ 원해”
“무조건 반대 아니, ‘진정한 도시재생’ 원해”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3.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재생을 말한다 <4> 주민
▲ 제주특별자치도와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지난 2일 제주시 삼도2동 주민센터에서 관덕정광장 복원사업 관련 주민간담회를 개최했다.

“시간 걸려도 사전 설명으로 주민공감대 속 추진”
“정주 여건 개선 주목적 극단 개발사업 지양해야”

지역주민과 행정간의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 행정의 일방적인 사업 강행은 주민들의 ‘행정불신’으로 이어졌고, 행정 역시 어떤 말을 해도 주민들은 믿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 하기 이르렀다. 왜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고 이를 회복할 수는 없는 것인지. 마지막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편집자주]


27년째 제주시 원도심 지역에서 살고 있는 유복자씨(62·가정주부)는 “그간 도로계획도 없고, 집도 고치지 못하면서도 이 낙후된 동네에서 불평없이 수십년을 살아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재생을 하겠다며 집을 매입하고, 차 없는 거리를 만들겠다는 등의 계획을 가져와 이 마을의 새 그림을 그리겠다고 통보받았다”며 “내용을 알고 나서는 불면증도 걸리고, 정말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고 일련의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유씨는 “‘재생’이라는 것은 오래 된 것을 새로 보완하고 정비해 다른 지역 사람들과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인 줄만 알았지 복원하고 신축하고 모든 것을 뜯어내야 하는 것인 줄은 몰랐다”며 “지금도 ‘재생’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데 만약 처음부터 설명해주고 홍보를 잘해줬다면 호응을 얻고 좋게 활용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아쉬워했다.

인근에서 철물점을 운영중인 이병호씨는 “행정이 주민과 함께 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 의견을 듣고 ‘재생사업’에 대한 설명을 한 뒤 순서대로 천천히 진행해도 될 텐데 행정적인 절차도 잘 모르는 지역주민을 상대로 왜 이렇게 성급하게 하려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삼도2동 지역 주민 80여명은 제주도의회에 주민 청원서를 제출하며 “관덕정의 상징적인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관덕정 광장 복원 및 옛 모습을 재현하는 것이 방문객(관광객) 유입의 유일한 방법도, 적절한 방법도 아니”라며 “도면도 없고, 흔적도 없는 신축에 가까운 복원 사업은 도시재생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또한 “도시재생의 주된 목적중 하나가 정주여건 개선이지, 관광객의 관심을 끌 건축물과 광장의 조성은 아니”라며 “관광객 유입이 목적인 문화재 관광자원의 극단적 개발사업은 상생이 아닌 상극의 방향”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이어 주민들은 “우리는 무조건 반대가 아닌, 진정한 도시재생과 활성화를 원하며, 그 방안을 찾고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길 소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