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리월드 아니라 곶자왈 도립공원이 답이다”
“사파리월드 아니라 곶자왈 도립공원이 답이다”
  • 강경식
  • 승인 2017.03.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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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도정이 사파리월드 조성사업 때문에 시끄럽다. 사파리월드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산 1번지와 산56번지 부지 99만1072m²(30만325평)에 계획되고 있는 사업으로 동복리 마을이 74.5%를 소유하고 나머지 25.5%는 도유지다. 사업비 총 1521억원을 투입, 오프로드 사파리·모노레일·자연사박물관·영상관·지역특산물센터 등 관광휴양시설과 컨벤션 및 숙박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

사업자는 100억원의 임대료를 내고 50년 사업 후 마을에 기부 체납하는 조건으로 마을과 계약서를 체결했다. 지난 1월 환경영향평가초안이 제출되고 마을 설명회까지 진행된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사파리월드 사업부지가 제주의 대표적 곶자왈지역 등 생태적으로 ‘보존’의 가치가 매우 높은 데도 불구하고 큰 고민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북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동백동산과 세인트포골프장 주변으로 흐르고, 이후 검은오름 용암류가 만장굴 주변까지 넓게 흐르면서 선흘곶자왈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는 곶자왈이란 보고다.

사업부지 서측으론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동백동산 습지다. 희귀식물 자생지로 지정된 산림유전보호림과 도지정 기념물 백서향 및 변산일엽 군락지가 있는 동백동산과 바로 이어지는 생태축인 셈이다. 이곳에는 14곳의 습지가 있고, 이곳에만 자생하는 제주고사리삼(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11개소 약700개체)과 순채(2개소·약400개체),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 물수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서식이 확인되고 있다. 백서향 등 희귀식물 14종과 특산식물 2종도 서식하고 있다.

사업부지 200m 지점에는 목시물굴과 대섭이굴, 900m 지점엔 도틀굴과 게여멀굴 등 여러 개의 동굴들이 있다. 바위그늘 10개와 함몰지 8곳도 발견돼 주변 동굴들과 더불어 검은오름 용암동굴과의 연계성이 아주 높은 곳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사파리월드 사업부지는 곶자왈 보전 및 관리 조례에 의한 보호구역 지정 경계조사를 이미 마쳤고, 곧 심의를 거쳐 보호구역으로 지정 고시될 곳이다. 제주지역 4개 권역(조천·함덕, 애월, 한경,성산·구좌)중 생태·환경적 가치도 가장 우수한 곶자왈 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제주특별자치도의 행보가 미심쩍다. 도유지 임대를 묵인하고 각종 절차를 진행하면서 소중한 환경자원인 곶자왈이 심각하게 훼손될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사업 관련 공청회를 요구하는 56명 마을주민 서명 명부를 정보공개법을 위반하면서까지 사업자에게 통째로 넘기는 ‘친절’까지 베풀어 비난을 사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가 공식브리핑을 통해 “(제주사파리월드의) 환경영향평가 주민 의견 공람 결과 공청회 개최 요구 명단을 사업자에게 넘긴 것은 잘못”이라며 도민들에게 사과해야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원희룡 도지사와 관계 부서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제주지방검찰청에 고발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사파리월드는 사업추진 자본력이 매우 의심스럽고 사업성 또한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1521억원의 사업비 조달계획을 보면 자기자본은 13%(200억)에 불과하고 임대수입 8%에 금융권 차입금인 79%인 1200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이곳 사업부지는 사파리와 모노레일 등 관광휴양시설과 컨벤션·숙박시설로 파헤치고 개발하기 보다는 원형을 보존, 동백동산과 연계한 친환경생태공원으로 도에서 공익적으로 개발 관리하는 것이 자연가치를 더욱 극대화하는 성공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개발이 될 것이라고 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제라도 사업추진의 즉각적인 중단을 사업자와 마을에 정중하게 권고함은 물론 곶자왈 보호구역으로 지정고시하고 동복마을 소유 사유지 곶자왈을 1순위로 매입, 도유지를 합해 곶자왈 도립공원으로 만들어 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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