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 하나로 거듭난 ‘사진작가 곽상필’
왼손 하나로 거듭난 ‘사진작가 곽상필’
  • 제주매일
  • 승인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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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사진기자 시절 세상 무서울 것 없이 살았다. ‘거만하다’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든 뇌경색으로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뀌었다.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고, 몸도 마비되어 생명줄이던 카메라마저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감당할 있는 만큼의 시련을 준다고 한 ‘신의 은총’이었을까. 촉각이 남아 있던 왼손 하나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고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다. 그가 바로 ‘사진작가 곽상필’이다.

이후 그의 삶은 ‘낮은 곳’으로 향했다. 높은 분들만 찍던 카메라의 초점도 소록도의 한센인들을 비롯해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새터민(탈북자)과 외국인 노동자 등으로 그 대상이 바뀌었다. 우리사회 저변의 민초들의 삶을 기록하는 게 일상이 된 것이다. ‘상필이가 만난 사람들’ 시리즈도 그렇게 시작됐다.

그 시간이 벌써 18년째이며, 시리즈 전시는 16회를 맞았다. 그가 첫 전시 이후 18년 만에 다시 소록도를 꺼낸 것은 ‘뭉클하고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줬던 소록도(한센인)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몸이 마비되고 나서야 제 삶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는 곽 작가. ‘상필이가 만난 사람들’ 16번째 시리즈 ‘소록도 2’가 KBS제주방송총국 전시실에서 12일까지 열리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한센인 예술인 모임인 ‘해록회’ 회원들의 그림과 서예작품 17점도 함께 한다.

그곳에 가면 우리네 민초들의 삶과 새롭게 거듭 태어난 사진작가 곽상필의 ‘맑은 영혼’이 담긴 사진들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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