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잦아지는 ‘깜빡깜빡’ 증상
슈퍼에 뭘 사러왔나 잊기도 일쑤
왜 이러지 벌써 치매인가 걱정
정신없이 바쁜 생활도 문제
유머로 즐거운 삶 바람직
긍정 마인드로 여유를 갖자
요즘은 핸드폰에 연락처를 다 기록해 놓다보니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집전화도 생각이 안 난다는 사람들이 많다. 택시기사가 전해준 얘기는 더욱 웃프다. 20대 아가씨들은 택시를 타자마자 핸드폰으로 문자하거나 전화 하거나 바쁜데 아줌마들은 택시를 타서부터 내릴 때까지 핸드폰 찾느라 뒤적거린다고 한다.
얼마 전 “어머나 이게 뭐에요?” 갑자기 내 구두를 보고 후배 강사가 배꼽을 잡고 웃는다. “왜 그래요? 뭐가 잘못 됐어요?” 가리키는 손길을 따라 내려다보니 ‘아뿔싸’ 급히 서둘러 나오느라 구두를 짝짝이로 신은 것이다. 같은 검정색은 맞지만 디자인이 전혀 달랐는데 이게 어인 일인가?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기록을 남겨야 한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후배를 뒤로 하고 자리에 앉고 나니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웃었던 것이 생각이 났다. 일요일이라 지하철에 사람이 많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내가 왜 이러지?” 아들도 요즘 엄마가 정신 줄을 놓고 산다고 한마디 한다. “밥 먹어” “먹었어요.” “밥 먹으라니까”“먹었다니까요” “왜 안 먹어?” 아들은 “엄마! 밥 먹으라는 소리 세 번 하면 치매래요. 그러면서도 아들은 엄마가 다른 데 신경 쓰는 것이 많아서 그러는 것이니 치매는 아니라고 위로한다.
그런데 ‘깜빡깜빡’ 증상이 있다. 슈퍼에 가서는 무얼 사러 왔지 하고 생각 할 때가 있다. 결국 제대로 사오긴 하지만 걱정이 된다. 어제는 친구에게 더치커피를 갖다 주면서 “네가 좋아하는 발레커피 가져왔다”고 했다. 친구가 “발레 파킹은 들어봤지만 발레 커피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최근엔 방송을 몇 번 나간 뒤 강의가 많아지다 보니 정신이 바쁘긴 했다. 그래서라면 다행이지만 이러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 기억력이 좋아지는 방법, 치매 예방법을 뒤적여봤다.
우리가 무엇을 할 때 습관이 붙는 데는 15일, 자동화 되려면 63~100일 걸린다고 한다. 당장 뇌 건강법을 하나씩 실천하기로 했다. 유머를 즐기며 즐겁게 사는 것, 껌을 씹는 것도 뇌 건강을 위해 좋다고 한다. 자료를 찾다 재미있는 글이 있어 피씩 웃어본다. “부모님이 너무도 좋은 말씀을 해주셨지만 다이어트 중이라 듣지 않았다. 왜냐하면 피가 되고 살이 될까봐…” 나 역시도 유머를 만들지만 이런 글 작업이야말로 치매를 예방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웃는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다. 누군가를 파악하기 전 웃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면 그 사람은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고 말했다. 삶을 즐겁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분명 다른 사람이 봤을 때 멋지고 아름다울 거다.
미국 40대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은 암살 사건으로 총을 맞았을 때 자신을 걱정하는 보좌관들에게 “자네들이 여기 있으면 가게는 누가 보나?”라고 말해서 국민들의 지지율을 상승시켰다. 또한 시간이 지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걱정하는 보좌관들에게 “걱정하지 말게. 내가 다시 한 번 총 맞으면 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레이건은 임기 기간 동안 기자 욕설사건·이란 인질 사건 등 정치적 위기 상황이 잦았지만 긍정적 마인드로 날려버리는 여유가 있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의 여유도 회자된다. 통가제도를 방문했을 때 달걀 세례를 받았는데, 다음날 국회연설에서 “달걀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괜찮으시다면 다음부터는 아침식사 시간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삶을 긍정적이고 즐겁게 사는 방법은 많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여유를 가지고 소통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들이 즐겁게 살도록 도와준다. 여기저기서 힘들다 어렵다 하는데 가끔은 모자란 듯 잊어버리기도 하고 여유도 부리면서 힘든 상황도 잘 견뎌내며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