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항공사의 출범
저가 항공사의 출범
  • 강병철 논설위원
  • 승인 200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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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양대 항공사의 요금인상이 제주도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되자 2001년 도내에서는 이들 항공사를 비판하면서 대안으로 지역항공사 설립여론이 일어났다. 제주도는 교통개발연구원에 지역항공사설립을 위한 용역을 내고 2002년 8월 지역항공사설립추진행정지원단을 발족했다. 마침내 제주도와 애경그룹이 합작으로 출범시킨 저가항공사 (주)제주에어가 설립되었다. 건설교통부는 지역항공사인 (주)제주에어(Jeju Air 대표이사 주상길)의 정기항공운송사업면허를 허가했다. 기존 항공사보다 요금이 30% 가량 싼 저가 항공사인 한성항공은 8월에 운항을 개시했고, 제주에어는 내년 6월 각각 본격 운항을 개시한다. 국내 여행객들이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저가 항공시대가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초저가 항공사들이 국내선과 중 ·단거리 국제선 등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는데 한국 시장에는 저가 항공사가 아직까지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 운항요금이 기존 항공사보다 30에서 60% 이상 낮은 저가항공사들이 속속 출범하여 양대 항공사와 가격과 서비스 경쟁을 시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에어와 한성항공은 모두 저가 운임 항공사가 많이 사용하는 터보프롭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들 터보프롭 항공기의 안전성은 대형 제트기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자료에 따르면 터보프롭의 사고율은 제트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제트기에 비해 오히려 더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저가 항공사도 대형항공사와 똑 같이 모든 항공기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안전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안전하고 가격이 저렴한 항공사의 출범은 제주도에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되었다고 느끼는 제주도민에게 모처럼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소식이다.
제주지역의 특수성은 항공사들의 파업이나 요금에 큰 영향을 받아왔다. 지난번 아시아나 조종사 파업으로 제주도의 주력산업인 관광산업에 막대한 타격을 줬다. 여름철 관광특수를 잃어버린 관광업체는 많은 손실을 피할 수 없었고 도민들도 불편함을 겪지 않을 수 없었다.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Q400 터보프롭 5대를 이용하여 항공운송서비스를 제공할 제주에어는 공항시설 사용협의와 계약, 종사자채용, 교육훈련 등 제반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74인승의 터보프롭 5대로 도민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본이나 중국 등 근거리 노선도 취항할 수 있을 것이다.

저가 항공요금 시대의 새장을 열고 있는 제주에어와 한성항공이 잘 운영되어 대형항공사의 요금도 동반 인하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이 부담을 느끼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항공요금을 절감시켜 제주도의 관광산업이 좀 더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제주에어의 경영방침은 국내 노선 여건에 적합한 중소형항공기를 이용하여 저비용, 저운임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 설립으로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저렴하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제주경제가 활력을 찾기를 기대한다. 저가 항공사 설립은 분명히 제주도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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