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돌봄교실 사교육 조장” 지적에 비동의
사회근본 변화 거론…교실중심 문화 변화 강조

이석문 제주도 교육감이 미흡한 돌봄교실 시스템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 “사회구조가 먼저 바뀌어야 할 일”이라고 책임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교육감은 28일 새 학기를 맞아 주재한 기자회견에서 “아이들의 방과후 보육 문제는 ‘저녁이 있는 삶’이 각 가정의 일상에 안착돼야 하는 등의 복합적인 해결책이 제시돼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서 누가 어디까지 맞벌이 가정 자녀들의 돌봄기능을 소화할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에 우선 답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무한정 책임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이 교육감은 회사들의 퇴근시간 조정을 사회가 함께 바뀌어야 할 예로 제시했지만, 자영업자와 비정규직이 많은 제주지역 실정은 거론하지 않았다. 즉, 단순 돌봄을 위해 학원을 전전하는 당장의 현실적 문제를 일과 가정의 양립 환경 조성에서 공교육의 역할이라는 심오한 문제로 치환하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유보한 셈이다.
이와 함께 이날 회견에서는 성산고를 해사고로 전환해 2017년 개교하겠다는 계획이 사실상 늦춰질 것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이 교육감은 한진해운의 부도라는 변수가 생겨 고민이 크다며 해사고가 안 되면 성산고를 마이스터고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견은 신학기를 맞아 일선학교들이 새롭게 준비한 교육중심 학교문화 개선 노력을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교육청은 올해 교원인사를 2월초로 앞당기고, 3월 전 교사들이 한 해의 교육과정을 미리 수립해 3월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도록 기존의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 2주간 학교별로 교사들이 워크숍을 갖느라 매우 수고가 많았다”며 “행정에서 교실 교육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교육현장을 이제 학부모들이 믿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를 반영한 듯 이 교육감은 이날 회견을 “새학기는 부모님”이라는 말로 시작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