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초등학교 개학을 앞둔 가운데 맞벌이 부부 등 학부모들의 ‘자녀 보육’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를 맡길 곳 없는 부모들은 벌써부터 자녀들 ‘학원 동선짜기’에 골치가 아프다고 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부모과 학생들의 욕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이다. 돌봄교실은 사교육 경감 등을 위해 맞벌이·저소득층 초등학생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방과후 서비스다. 오후 1시~5시까지의 ‘오후돌봄’과 오후 10시까지의 ‘저녁돌봄’이 시행되고 있다.
관련해 본지가 학부모들의 제보를 토대로 일부 초등학교 가정통신문을 점검한 결과 많은 문제점이 발견됐다. 지난해 도내에서 저녁돌봄 서비스를 제공한 학교는 전무했다. 일부는 저녁돌봄 수요 조사 시 학교 운영에 관한 선택 문항을 자체적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녁돌봄 서비스를 않기 위해 ‘꼼수’를 쓴 것으로 해석된다. 오후돌봄 학생 모집도 소극적이다. 상당수의 학교가 신청시기를 방학과 학기에 관계없이 3월 초에 한 번만 하고 있었다. 이 때 맞벌이를 증명하지 못하는 부모의 자녀는 1년 동안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돌봄서비스가 꼭 필요하지만 혜택을 받지 못 하는 가정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다수의 학부모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자녀를 학원으로 돌려야 하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올해 초 “돌봄교실은 참여 학부모의 95.7%가 만족하는 대표 정책”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딴판이다. 서비스 자체를 받지 못하는 가정이 부지기수다. 학교에서는 돌봄교실을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운영하는 면도 보인다. “학교는 교육기관이지 보육기관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그런 거라면 큰 잘못이다. 최근 우리 사회는 맞벌이가 보편화됐다. 제주는 맞벌이가구의 비율이 61.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런 시대 흐름에 따라 학교도 사회기여 방안을 찾아야 한다. 돌봄교실 운영의 강화 및 내실화가 그 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