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센터 설립 효율적 지원 가능
지역사회 공감대서 ‘비로소 시작’
얼마 전 우리 센터는 발달장애인 여럿의 방문을 받았다. 물론 스스로 대중교통인 버스를 타고 왔다. 취업을 통해 사회활동을 하는 소수에 포함된 그들이지만, 취업으로 인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우리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
발달장애인들의 가장 취약한 문제는 교육·고용·가족지원 등이다. 이러한 부문에서 소외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사회 환경 조성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지향해야 할 ‘제주형 복지모델’의 당위성이 아닐까 한다.
제주사회도 꾸준히 진전돼 왔다. 최근 발달장애인 당사자 및 가족을 위한 입체적 지원정책을 통해 인식이 개선되고 복지수준 향상을 위해 지자체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은 매우 다행스럽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하지만 이러한 평가가 유지되고 발전하려면 현실적 예산 반영과 각종 정책제도 개선을 위한 관계기관의 헌신적인 노력과 효율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에는 지난해 말 현재 등록장애인 3만4278명 가운데 10.2%인 3484명이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장애인)이다. 전국 평균 8%대 보다 높다. 그만큼 발달장애인 복지정책의 극대화를 통한 집중적 지원이 중요하다.
제주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발달장애인 및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발달장애인의 ‘홀로서기’일 것이다. 취업을 하거나 주간보호 및 거주시설, 원 가정 등 다양한 생활을 하고 있으나, 부모님이 곁에 없어도 차별 없이 보호받으며 지역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고, 자립할 수 있는 사회환경 조성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비로소 시작’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제주특별자치도 발달장애인지원센터가 설립됐다. 발달장애인 및 가족이 지역사회에서 더 따뜻하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 기관으로서 든든한 동행의 역할 수행을 위해 출범하게 됐다.
지금까지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혼자 고민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직접 발로 뛰어야 했다. 이제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 개소에 따라 발달장애인의 맞춤형 개인별지원계획을 통해 욕구에 부합하는 서비스와 지속적인 모니터링까지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도내 발달장애인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대변할 ‘기관’이 생긴 것이다. 특히, 발달장애인지원센터는 유기 등 범죄 발생시 전담경찰과 현장 조사를 하고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이나 쉼터로 인계, 치료 및 보호하게 된다.
더욱이 형사·사법(재판) 절차 중 발달장애인의 권리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조인 또는 신뢰관계인으로 센터 직원이 법률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를 지원해줄 지지체계가 없는 경우 후견인에 대한 지원을 통해 지금보다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문가 그룹에 의한 민간서비스로 도움을 주게 된다.
물론 제주에서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 및 가족들이 느끼는 체감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지원 체계가 지역사회에 구축될 때 ‘비로소 시작’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숙원사업인 발달장애인 전용복지관 건립이나 평생종합지원센터 설치 등에 대한 깊은 고민도 요구되고 있다. 가족들이 겪고 있는 이중·삼중의 애로점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실정에 맞는 발달장애인 복지시책 연구 등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들이 속히 이뤄져 도내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평범한 것을 똑같이 누리며 지역사회에 통합돼 행복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우리 센터는 발달장애인 및 가족에게 소통과 복지 전달체계의 허브로서 방향과 비전을 제시할 것을 약속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