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학부모 아이들 학원 ‘동선짜기’ 진땀
새 학기 학부모 아이들 학원 ‘동선짜기’ 진땀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0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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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아이 못 보내는 부모들 퇴근까지 사교육 도움 ‘필수’
맞벌이 전국 1위 제주, 지난해 저녁돌봄 학교 전무 현실 외면

새 학기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학원 동선을 짜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배워줘야 할 게 많아서 학원을 찾는 다면이야 나름의 기쁨이겠지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학원으로 ‘돌려야 하는’ 부모들은 가슴이 아프다.

3월 큰 아이가 노형의 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김성현(가명, 39)씨는 학원만 생각하면 머리가 욱신댄다. 

개학을 하면 아이는 오후 1시 이전에 끝나는데 한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다음 학원 차량 운행 시간과 맞아야 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고 상황에도 맞는 학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김 씨는 학교로부터 오후 돌봄을 한다는 공문은 받았지만 맞벌이임을 서류상으로 증명할 수 없다. 특히 이 학교는 3월 초 한 차례만 돌봄 신청을 받기 때문에 이 때 맞벌이를 증명하지 못 하면 더 이상 신청이 불가능하다.

이도동의 한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서진영씨(가명, 42) 가족도 비슷한 상황이다. 맞벌이 증명이 가능해 오후돌봄은 신청할 예정이지만, 저녁 돌봄은 학교에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돌봄서비스가 꼭 필요하지만 혜택을 받지 못 하는 가정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 지가 학부모들의 제보를 토대로 일선 초등학교들의 가정통신문 발송 상황을 점검한 결과 상당수가 오후돌봄을 소극적으로 모집하거나, 저녁돌봄 수요 조사시 학교 운영에 관한 선택 문항을 자체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도교육청이 일선학교에 배포한 ‘2017년 방과후 돌봄 범정부 공동 수요조사 시행 계획’에는 저녁시간 아이돌봄 희망 난이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기타돌봄서비스’ 등 3곳이지만, 서씨의 자녀 학교를 비롯한 일부에서는 ‘초등돌봄교실’을 빼고 나머지 2곳만 기재돼 있었다.

또 많은 수의 초등학교에서 오후돌봄의 신청시기를 방학과 학기에 관계없이 3월 초 한 번으로 제한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부는 올 초 돌봄교실을 참여 학부모의 95.7%가 만족하는 대표 정책으로 자랑하며 내실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제주는 맞벌이가구의 비율이 6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아 필요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해 제주지역에서 저녁돌봄을 운영한 학교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 중 만난 학부모들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교육기관이 먼저 공을 들일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며 “학교들이 보육을 터부시하며 돌봄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은 시대에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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