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곳 천장 함몰 등 확인…조처 시급” 제언

제주도 난개발로 인한 동굴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사)한국동굴학회와 (사)제주도동굴연구소는 21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제주시 국립제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제주도 개발과 동굴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장, 김태형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교수 등이 참여했다.
김태형 교수는 이날 ‘용암동굴의 붕괴 및 침하 위험성 관련 국내외 사례’라는 제목의 주제 발표를 통해 “제주 용암동굴의 경우 동굴이 지표로부터 불과 수m 내려간 지점에 위치해 있고, 동굴 천장이 평평하고 암석의 결이 수직이어서 지표에서 내려오는 무게를 견디기에 연약한 구조로 돼 있다”며 “주택 등 건설공사, 지속해서 도로를 오가는 차들의 무게 등으로 인해 동굴 붕괴가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손인석 소장도 “지난해 12월까지 그동안 3차례에 걸쳐 제주 용암동굴과 도로와의 교차구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용암 동굴과 도로 교차지점이 제주시 동부지역 38개 지점, 제주시 서부지역 62개 지점, 서귀포시 동부지역 25개 총 125개 지점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중 벵뒤굴, 만장굴, 용천동굴, 빌레못굴, 성굴, 벌라릿동굴, 미천굴 등 10개의 용암동굴이 교통 하중 등으로 인해 천장이 붕괴 또는 함몰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손 소장은 “제주도의 용암동굴은 대부분 형성시기가 수일 또는 수개월에 불과해 매우 강도가 연악하다”며 “최근 제주도에 개발 광풍으로 도로 개설 등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어서 동굴 붕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에서는 대형 국책 공사 및 각종 개발 지역을 대상으로 선제적으로 안전 조사를 실시하고, 문제가 되는 지역은 동굴과 도로교차구간에 안전 표지판 설치를 하는 등의 조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