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립공원 지정 추진사업
제주국립공원 지정 추진사업
  • 김태윤
  • 승인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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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세계인의 보물섬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 제주사람들만 그렇게 부르는 줄 알았는데, 이제는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보물섬이다. 유네스코 등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4대 국제보호지역을 모두 갖고 있는 곳은 제주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다른 지자체들이 제주를 많이 부러워한다고 한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고, 각종 개발사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높다.

처음에는 도민들도 많이 좋아했지만, 이제는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 성장으로 인한 부작용들이 발생하면서, 어느 때보다도 자연환경의 가치가 더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제주는 지금 성장통(成長痛)을 겪고 있다. 쓰레기·하수·교통 혼잡 등 3대 성장통만의 문제가 아다. 생태계가 훼손되거나 서로 단절되는 문제들도 우려해야 할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자연의 혜택을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누려왔다. 그러나 생태계가 우리에게 주었던 서비스의 총량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연환경의 훼손은 오랜 세월 도민들의 가슴 속에 품고 지켜왔던 제주 고유의 전통정신까지도 다치게 하는 요인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은 자연환경의 가치를 그 어느 지역보다도 잘 지켜 왔다. 제주도개발특별법을 제정하면서 조차도 개발보다는 자연환경보전에 더 큰 비중을 뒀다. 절대·상대보전지역을 지정하고, 생태계·경관·지하수보전지구를 지정하여, 개발할 수 없도록 지켜왔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의 기준 강화와 지역 환경기준도 전국에서 처음 마련하여 시행했다. 도민들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이란 유네스코 3관왕과 람사르 습지로 등재·지정될 수 있었다.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도 발생하고 있다. 제주의 명품 해안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개발 사업들이 천혜의 자연환경과 빼어난 경관들을 둘러싸면서 보전지역이 마침내 사유 공간화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해안지역뿐만 아니라 중산간지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보전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여 왔는데, 이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자연보전의 가치를 지역발전과 주민소득창출과 연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주민들이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하면서 친환경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보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제주는 섬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섬다워야 경쟁력이 있다. 섬의 생태계도 섬다울 때 가장 건강하고, 그 가치도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제주는 한라산 중산간·오름·곶자왈·하천·해안 등 섬이 가져야 할 빼어난 환경자산들을 모두 갖고 있다. 그리고 법정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개발도 불가능하다. 각각의 환경자산들을 개별적인 자원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체의 가치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립공원은 자연공원법에 따라 지정되며, 관리하게 된다. 제주국립공원은 제주에 산재되어 있는 환경자원들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그 가치를 키우기 위한 전략이다.

이미 법정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들을 대상으로 보전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지역발전 및 주민소득창출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다. 그리고 세계인의 보물섬 제주를 후손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계획이다.

제주국립공원 지정 추진사업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국립공원이 과연 바람직한 대안인가? 현재와 미래세가 공유할 수 있는 보전·관리체계를 마련할 수 있는가? 사유재산권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가? 과연 주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국립공원인가에 대해 도민들과 함께 질문하고, 도민들과 함께 해답도 제시해야 한다.

세계인의 보물섬 제주는 도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을 때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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