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美 해군 전초기지’ 반대 운동
불붙은 ‘美 해군 전초기지’ 반대 운동
  • 제주매일
  • 승인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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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가 강정 민군복합항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과 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7일 해군기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즉각적인 반대 운동에 돌입했다.

발단은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하와이 사령부를 방문한 한국의 국회 국방위원들과의 간담에서 불거졌다. 이 자리에서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줌월트를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이 개인 차원에서 줌월트 배치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으나 이는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미국의 전략(戰略) 자산인 줌월트 배치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개인의 일로 치부하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제주해군기지를 ‘미 해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려는 저의(底意)가 드러났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정주민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주해군기지가 미국의 대중국 전초(前哨)기지로 활용될 것을 우려해 왔다”며 “줌월트 배치는 제주도 전체를 군사기지화 하는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에 이어 줌월트마저 배치된다면 중국과 한국은 돌이킬 수 없는 군사적 대결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제주해군기지가 미 해군기지의 역할을 하게 되면 제주의 미래는 없다”며 “제주도는 중국의 제1타격 목표가 되고, 미국과 중국 간 고래 싸움에 새우 등만 터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을 내비쳤다.

정부는 그동안 제주해군기지의 목적이 남방 해양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왔다. 특히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으로 만들어 동북아 크루즈 허브 역할로 제주지역 경제성장에 적극 기여하게 될 것임을 누누이 강조했었다. 하지만 줌월트 배치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不信)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는 평화의 섬인 제주도가 ‘동북아의 새로운 화약고(火藥庫)’가 되는 것을 결사코 반대한다. 따라서 미국은 줌월트 구축함 배치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한국정부 또한 미군의 줌월트 배치를 전면 거부하고 나서길 바란다. 제주 땅을 더 이상 강대국의 힘겨루기를 위한 ‘테스트 베드’로 내어줘선 안 된다는 게 제주도민들의 결연한 의지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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