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美 해군 전초기지’는 결코 안 된다
‘강정=美 해군 전초기지’는 결코 안 된다
  • 제주매일
  • 승인 2017.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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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측이 최신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의 제주해군기지 배치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미국의 전략자산 제주 배치가 현실화되면 한·중 간 갈등이 더욱 격화되는 등 제주가 ‘동북아의 화약고(火藥庫)’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사령관은 지난달 사령부를 방문한 한국의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줌월트의 제주해군기지 배치와 관련 의견을 개진했다고 한다. 말이 ‘의견 개진’이지 국방위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미 해군 전초기지 제주배치가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든다.

지난해 10월 취역(就役)한 줌월트는 건조 비용만 44억 달러(한화 5조1600억원)에 달하는 스텔스 구축함이다. 기존 함정보다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이 50분의 1에 불과하는 등 해상 전투의 흐름과 판도를 바꿀 ‘꿈의 전투함’으로도 불린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며 각종 ‘몽니’를 부리는 가운데, 줌월트의 제주해군기지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 그 파장은 감당하기 어려울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북아의 군사적 갈등을 더욱 첨예하게 고조시킴은 물론 군비(軍備)경쟁 등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미 태평양사령관이 개인 차원에서 줌월트 배치를 언급한 것으로 안다”며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요청이나 제안이 들어온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심척동자도 웃어버릴 해명일 뿐이다. 줌월트 배치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를 개인 차원에서 언급했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 만에 하나 미국 측의 요청이나 제안이 오면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지 국방부의 입장부터 먼저 밝혀야 한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제주해군기지가 논의될 때부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전초(前哨)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며 “미 전략자산인 줌월트가 상시 배치된다면 중국과 제주도는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다”고 크게 우려했다.

제주의 경우 해방 직후 좌·우익 충돌의 격전장(激戰場)이 되면서 수많은 양민이 희생당하는 큰 아픔을 겪어야 했다. 때문에 또다시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를 위한 ‘테스트 베드(실험장)’로 이 땅을 내어줘선 결코 안 된다.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을 인식, 원희룡 제주지사가 선두에 나서 도민들과 함께 ‘미 해군 전초기지 배치 반대 운동’을 적극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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