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업식 시즌이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도내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진행된다. 졸업식은 그동안 몰라보게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고 가족, 친척, 친구들과 이를 기념하는 시간이다.
졸업장을 받고서 정들었던 교정을 떠나는 순간이 아쉬워 친구들과 학교를 둘러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남기기도 한다. 입던 교복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도 하고 선생님께 감사인사를 전하기도 하는 등 졸업식 풍경은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따뜻하고 향기로웠다.
하지만 졸업식 문화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입던 교복을 새로 입학할 후배에게 물려주던 모습은 이제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고, 교복을 입은 채로 친구들과 서로에게 밀가루를 뿌리거나 계란을 던지면서 망가지는 것이 하나의 졸업식 문화로 정착되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졸업을 기념하는 밀가루 던지기 같은 의식들이 점점 당연히 해야 하는 일종의 관례로 여겨졌고 해가 거듭할수록 거세어졌다.
교복을 면도칼로 찢거나 알몸기념사진을 남기는 졸업식이 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고, 도내 모학교 졸업식에서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집합시켜 강제로 바다에 입수시키는 등 그들만의 졸업식 문화는 분명 ‘장난’을 넘어서 점점 ‘범죄’의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이에 경찰, 교사, 학부모 등 ‘어른’들이 졸업식 범죄 예방 및 강압적 뒤풀이 예방 활동에 나섰지만 긴 시간 이어져 온 관례는 하루 아침에 그들만의 문화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기에 우리 어른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청소년들 스스로도 인식을 바꾸어 지나친 행동은 자제하고 소중하고 아름다운 졸업식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할 것이다.
우리 경찰은 건전한 졸업식문화 정착을 위해 강압적 뒤풀이가 근절될 때까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예방활동을 전개할 것을 약속한다.
정든 교정을 떠나 새로운 출발을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힘찬 격려와 항상 꽃길만 걷길 바라는 마음의 축하인사를 전한다.
<서귀포경찰서 대정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