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어린이 안전·권리 인식은 낮아
옐로카펫 사업 등 다각적 노력 최선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유례없는 경제발전을 이룬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아동에 대한 사회적·정책적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아동복지예산은 언제나 전체 보건복지 예산의 0.95%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5년 지방분권화 이후 지방정부로 아동 관련 사업들이 이양됨으로써 지자체의 재정 부담으로 아동복지서비스가 후순위로 밀려났고 아동에 대한 낮은 관심은 지역 간 아동정책의 격차를 야기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재단에서 16개 시·도 지역 단위를 중심으로 ‘한국의 지역별 아동지표 심층분석 연구’라는 연구보고서를 올해 초 발간했다. 이 연구는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이라는 아동의 4대 권리 관점에서 영역별 아동정책지표(빈곤·대안양육·건강·안전·교육집중·여가활동·권리인식 현황)를 분류, 전문가들의 논의를 통해 아동의 생활환경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회지표 등을 중심으로 각 시·도 단위별 아동지표를 비교·분석했다.
지역단위 수준에서 아동현황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각 지역에서의 역할과 개입방향을 설정하는데 큰 의의가 있는 자료라고 생각된다. 이에 연구결과를 간단히 소개하고 본 재단의 올해 진행사업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구결과로 아동이 살아가는 환경으로서 제주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지역의 빈곤 현황은 전국 평균 정도 수준이며, 건강현황은 청소년 흡연과 음주비율이 전국 평균에 비해 낮다. 청소년 우울과 아동의 자살생각 정도도 상당히 낮아 비교적 제주지역 아동의 건강은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의 여가·활동 영역은 전국에서 가장 좋은 현황을 보여주고 있다. 그 이유는 여가시간과 학교 내 청소년단체 활동 비율과 취미·문화 동아리 활동 비율 등의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동의 사교육비·공부시간·학교생활 불만족·학업 스트레스 등의 지표는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나 제주지역의 교육집중 현황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아동의 안전 환경은 평균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권리인식 정도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참여기구 경험비율과 유엔아동권리협약 인식도가 상당히 낮고 학생인권조례 인식도가 가장 낮은 데 기인한다.
우리 재단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낮게 나타난 안전 환경영역과 권리인식 영역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안전 환경영역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제주도소방안전본부와 협약을 통해 어린이 횡단보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교통안전시설을 조성하는 옐로카펫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옐로카펫 사업은 ‘외부와 구별되는 새로운 노란공간’을 만들어 어린이들이 그 내부로 들어가고 싶게 만드는 ‘넛지효과’를 응용해 어린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게 하고, 색 대비 효과를 활용해 운전자에게 아이들을 잘 보이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다. 엘로카펫 사업이 아동의 안전한 통학 환경 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후원업체 및 지역사회 자원을 통해 점차적으로 확대시킬 계획이다.
아동권리인식 영역의 확장을 위해 아동권리교육·아동폭력예방 교육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여 아동이 자신의 권리를 누리며 참여권과 관련된 경험과 인식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하겠다.
또한 아동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아동의 참여권 확대 및 아동의 안전, 아동의 교육, 아동을 위한 법체계 마련에 이르는 포괄적인 사업인 ‘아동행복 도시 제주’를 만들기 위해 자치단체는 물론 지역내 모든 기관·단체와 협력,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어린이가 우리의 미래인 제주도를 만드는 일에 재단이 앞장서 나갈 것이다.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