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하고 따뜻한 시’
‘불온하고 따뜻한 시’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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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시선집 ‘검은 시의 목록’ 발간
블랙리스트 오른 시인들 작품 모아 펴내

박근혜 정부가 작성한 전대미문의 리스트 ‘문화계 블랙리스트’. 그 블랙리스트에 오른 시인들의 불온하고 따뜻한 시가 한 권에 응집됐다.

출판사 걷는사람은 최근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시선집 ‘검은 시의 목록’을 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시선집에는 원로 신경림, 강은교 시인부터 박준, 박소란 등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99명의 시인의 시가 한 데 모아져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비극적이고 잘못된 일인지를 풀어내고 있다. 제주에서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제주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인 김수열 시인과 제주작가회의 이종형 시인의 시도 함께 실렸다.

출판사 측은 “99편의 시를 읽다 보면, 하나의 검은색이 아니라 각각의 고유한 색으로 빛나는 시들을 만날 수 있다”면서 “이 책의 출간은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예술인들을 옥죄려고 했던 이들에게 여전히 시인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진정한 목적은 낙인찍힌 이들이 사실은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시를 써왔는지 알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자 시인인 도종환은 “블랙리스트 작성은 유신시대 검열 회귀, 분서갱유와 다름 없다”며 “앞으로 시인을 비롯한 문화에술인들은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며, 이 책이 조용하지만 굳센 외침으로 대중에게 전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시선집은 안도현 시인이 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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