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반대위 “2공항 결정과정 반민주적”


“주변 일에 관심 갖고 지켜보는 일이 일상이 됐다.”
4일 오후 열린 제주도민 촛불집회에서 지난 집회를 한 번도 빠짐없이 준비해온 강미경 제주통일청년회 사무국장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이후 변해버린 ‘일상’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얘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개인의 삶이 이 사회의 제도와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들 느끼고 있다”며 “박 대통령 탄핵 이후로도 우리 사회 문제에 관심 갖고 다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자신을 넘어 다른 사람과 이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들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은 이날 제주시청 민원실 앞에서 주최 측 추산 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박근혜 즉각 퇴진 제1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지정 발언에 나선 한승훈(27)씨는 “우리가 김기춘, 조윤선 두 명을 구속시키고자 촛불을 든 게 아니다”라며 “세월호 희생자, 고 백남기 농민 등 이 땅의 억울한 죽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촛불을 밝히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오승희 제주문화예술공동체 간드락 대표는 지정 발언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가 국민 모두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고,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공화국이 됐으면 좋겠다”며 “이를 위해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촛불 민심을 제대로 정책으로 구현시킬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하고, 이후에도 일상에서 (사회 현안 등에 대해) 우리 목소리를 모을 수 있는 공간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원희룡 도정이 주민의 의견 수렴 없이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하는 데에 반대하는 성산읍 주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김경배(49)씨는 자유 발언을 통해 “제2공항이 들어서게 되면 우리 마을과 내가 살아온 집이 송두리째 사라지게 된다”며 “이런데도 원 지사는 (정부의) 공항 발표를 환영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을 짓밟은 박근혜 정권에 동조하며 제주의 자연과 도민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저버렸다”고 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강원보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장은 제2공항 건설 결정 과정에 대해 “제대로 된 민주적 절차 하에 제주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지만, 공항 건설 논의가 주민의 의견 수렴 없이 반민주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시켰듯이 제2공항도 촛불의 힘으로 막아 달라”고 시민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