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접은 반기문… 요동치는 大選 판도
뜻 접은 반기문… 요동치는 大選 판도
  • 제주매일
  • 승인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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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不出馬)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달 12일 귀국해 사실상의 대선행보에 나선지 20일 만의 일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 통합을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주간 갈가리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말해 왔다”며 “그러나 이 같은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와 각종 가짜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이 실종됐다”고 저간의 심정을 피력했다.

그는 “개인과 가족, 제가 10년을 봉직했던 유엔의 명예에 큰 상처만 남기게 됨으로써 결국 국민에게 큰 누(累)를 끼치게 됐다”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반 전 총장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은 최측근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반 전 총장은 범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로 꼽혀왔다. 때문에 향후 대선(大選)정국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지지자뿐 아니라 바른정당과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다. 내심 반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여왔던 이들로선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됐다.

이로 인해 대선 판도(版圖) 또한 요동치고 있다. 반 전 총장이 돌연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뒤, JTBC는 리얼미터에 긴급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26.1%로 여전히 1위를 기록했으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2.1%로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위는 11.1%를 얻은 안희정 충남지사였고 4위는 9.9%의 이재명 성남시장이었다. 이밖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9.3%,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4.3%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1일 오후 전국 성인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유무선과 임의걸기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 전 총장의 낙마로 범여권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항할 유력 주자를 상실한 꼴이 됐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과의 연대 및 연합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각자 대선후보 선출 후 후보단일화를 모색하거나, 바른정당 일각에서 ‘김무성 재등장론’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문재인 독주(獨走)체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범여권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게 됐다. 하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아직 그 결과를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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