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내외적 경제 악재 속 새해 시작
1차 및 미래산업 경쟁력 강화 주력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다. 닭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여명을 알리는 신통력을 지닌 길조로 여겨져 왔다. 유교에서는 문(文)·무(武)·용(勇)·인(仁)·신(信)의 5가지 덕을 갖추었다고 칭송하기도 한다. 제주의 무속신화에선 ‘천황닭이 목을 들고, 지황닭이 날개를 치고, 인황닭이 꼬리를 쳐 크게 우니 갑을 동방에서 먼동이 트기 시작했다’고 하면서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닭의 해에 조류독감이 전국에 창궐하는 바람에 서민경제의 부담과 농업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사실 어느 해건 1차 산업을 비롯한 서민경제가 순탄하게 첫발을 내디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올해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으로 새해를 맞는 마음이 불편하기만 하다. 내부적으로는 기상이변의 심화와 농어촌상생기금의 도입 논란 등 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데다, 외부적으로는 미국의 새 대통령이 무역협상에 대한 부정적 언행으로 무역에 목을 매고 있는 우리나라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WTO 시장개방 체제 이후,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경쟁력이 약한 1차 산업은 내어주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에 중점을 두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출에 경고등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소비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고, 값싼 수입농산물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면서 우리 서민경제와 1차 산업의 어려움은 심화될 것이다.
제주도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가장 많이 다루고 있는 농수축경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국 1위의 농가부채를 비롯해서 가계대출 잔액도 11조원에 육박하면서, 지역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 한해 도정의 운영이 상당히 중요하고, 이를 견제하고 쓴 소리를 해야 할 상임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각종 지표들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보다 적극적인 상임위 활동을 통해 도민과 농어업인에게 다가가는 의정활동을 실천하고자 한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단기적으로 지역경제 리스크 저감 방안을 모색하고 장기적으로 제주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늘어가는 가계부채에 대응하고, 건전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정책들을 점검에 힘을 쏟도록 하겠다.
더불어 미래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산업에 대한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면서 제주의 청정자연 기반의 산업 활성화에 기여토록 하겠다.
농축산분야의 경우, 올해 예산이 3392억원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전체 예산에서 7.6%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농축산분야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10%이상 차지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예산 감소로 산업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예산의 효용성 증대와 농가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장중심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우리 상임위원회에서 요구하여 올해부터 확대되는 시책인 농어업인 고등학교 자녀 학자금 및 교통비 지원,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 농어업재해보험 자부담 감소와 같이 지역특화성과 농업인이 필요로 하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해양수산 분야에 있어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어선사고에 대한 근본적 개선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며, 마을어장에 대한 하수 배출수와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지난해 유네스코에 등재된 해녀에 대한 실천전략을 마련과 신항만 건설사업, 크루즈 산업 활성화 등 현안에 대한 세밀한 정책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고자 한다.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자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도민들과 이를 뒷받침 하는 행정의 연결고리가 될 것을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