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섬’ 말로만 마을제 현황 파악도 못해
‘신들의 섬’ 말로만 마을제 현황 파악도 못해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7.0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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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관련 목록 조차 없어 부서 떠넘기기에 급급
지난 28일 추자 묵리 마을제 시작 잇따라 봉행

1만 8000 신(神)을 모셨다해 예부터 ‘신들의 섬’으로 불리고 있는 제주. 신들을 모신 각 마을의 신당(神堂)에서 올 한 해 주민들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마을(포)제가 본격 시작되고 있지만, 정작 담당부서에서는 마을제 목록조차 없어 제주문화원형을 지켜나가겠다는 제주도의 문화예술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주지역 마을제는 포제와 당굿으로 구분되는데, ‘포제’는 남성이 제관이 돼 유교식 제법으로 지내는 마을제이고, ‘당굿’은 여성들이 주관하고 심방이 진행하는 무교식 마을제를 말한다. 

▲ 사진 김기삼의 제주 굿 시리즈 '동복마을 본향당굿' 발췌.

지난 28일 추자도 묵리 마을제를 시작으로 2월에는 화북동 해신제(1일), 애월읍 납읍리 마을제(5일), 귀덕리 할망당제(8일), 구좌읍 송당리 마을제(9일), 어음1리 마을당제(11일), 동복리 본향당제(13일) 등 도내 160여 곳에서 마을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 중 대표적으로 제주도 무형문화재 6호인 납읍리는 유교식 제법,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인 송당리는 무교식 제법으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있다.

제주 마을(포)제는 제주마을 구비역사의 근원이자 전통신앙을 공고히 하는 데 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진작가는 물론 무속 연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행사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마을에 살고 있는 상당수의 제주도민들은 마을 수호신들에게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등 본향당에 대한 믿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점 등으로 인해 약화되어 가는 본향당의 가치와 신앙정신에도 마을제에 대한 전승 유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도 문화재로 지정된 곳들은 세계유산본부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각 마을에서 담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고, 제주도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마을제를 파악해 목록화 하거나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다”며 “그런 부분은 문화담당 부서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책임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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