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추자 묵리 마을제 시작 잇따라 봉행
1만 8000 신(神)을 모셨다해 예부터 ‘신들의 섬’으로 불리고 있는 제주. 신들을 모신 각 마을의 신당(神堂)에서 올 한 해 주민들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마을(포)제가 본격 시작되고 있지만, 정작 담당부서에서는 마을제 목록조차 없어 제주문화원형을 지켜나가겠다는 제주도의 문화예술 정책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제주지역 마을제는 포제와 당굿으로 구분되는데, ‘포제’는 남성이 제관이 돼 유교식 제법으로 지내는 마을제이고, ‘당굿’은 여성들이 주관하고 심방이 진행하는 무교식 마을제를 말한다.

지난 28일 추자도 묵리 마을제를 시작으로 2월에는 화북동 해신제(1일), 애월읍 납읍리 마을제(5일), 귀덕리 할망당제(8일), 구좌읍 송당리 마을제(9일), 어음1리 마을당제(11일), 동복리 본향당제(13일) 등 도내 160여 곳에서 마을제가 열릴 예정이다.
이 중 대표적으로 제주도 무형문화재 6호인 납읍리는 유교식 제법,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인 송당리는 무교식 제법으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고 있다.
제주 마을(포)제는 제주마을 구비역사의 근원이자 전통신앙을 공고히 하는 데 한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사진작가는 물론 무속 연구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행사다.
실제로 아직까지도 마을에 살고 있는 상당수의 제주도민들은 마을 수호신들에게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등 본향당에 대한 믿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점 등으로 인해 약화되어 가는 본향당의 가치와 신앙정신에도 마을제에 대한 전승 유지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제주도 문화정책과 관계자는 “도 문화재로 지정된 곳들은 세계유산본부가 관리하고, 나머지는 각 마을에서 담당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고, 제주도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마을제를 파악해 목록화 하거나 특별히 관리하는 건 없다”며 “그런 부분은 문화담당 부서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책임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