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러시의 제주
온라인 커뮤니티 러시의 제주
  • 최한정
  • 승인 2017.0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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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플리마켓 4~5년차
판매 넘어 소통과 만남의 공간
최근 주민소통의 공신은 SNS

‘구좌숲’ 단체채팅방 인기
중고장터에 신입 소개 정보공간
‘온라인’ 소통 대체수준까지 발달

제주로 이주 러시(rush)에 즈음하여 시작된 제주의 여러 플리마켓들은 어느새 4~5년차가 되어간다. 이주 초기 지역주민과 섞이지 못하며 가슴앓이를 하던 이주민들에게 간헐적이나마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육지에서부터 쓰던 물품들을 하나 둘 갖고 나와서 필요한 대로 나눠 쓰거나 바꿔 쓰는 ‘초기적’ 상거래 형태랄 수 있는 물물교환의 모습으로 훈훈하게 지속될 수 있었다.

플리마켓은 상행위가 주를 이루는 오일장과 분명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오랜만에 만남을 가지며 나누는 유쾌한 수다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장에 놀라워하는 즐거움과 취학과 관련한 교육정보, 일상에 필요한 주변잡기정보가 매우 신속하게 유통됐다.

단순히 사고파는 행위에 멈춘 것이 아니고 지역민이 되고자 하던 이주민들에게 지역정착의 동기유발 효과를 만들어 내는 문화행사가 동반됐다. 버스킹콘서트는 기본이고 서커스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재주꾼들의 장기자랑과 같은 공연도 심심찮게 이어졌다.

이 와중에 주민간 소통의 혁혁한 공신은 역시 온라인 상의 SNS(Social Network Service)다. 전국 어디에서나 보편으로 사용하는 여러 종류의 SNS는 생활패턴에 떠밀려 부족할 수밖에 없는 플리마켓에서의 만남시간 이전과 이후를 훌륭하게 메워주곤 한다.

기존 제주에서 온라인 상 중고장터의 ‘패권’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포털 내 카페도 아니요, 글로벌 해외기업이 운영하는 모바일앱도 아니다. 상아탑 제주대학교 학내 포털사이트의 생활게시판이 그 역할을 혁혁하게 해왔다.

최근 들어선 소위 ‘제대게시판’의 중량감을 덜어내며 자라나는 카페와 SNS의 신선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필자가 참여하는 제주사륜구동연합회에서 주관하는 ‘자파리장’도 요즘 중고거래에 한 몫을 거든다.

구좌 지역엔 ‘구좌숲’이라는 SNS 단체채팅방이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 사이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타 지역민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활용되어지는 구좌의 단체채팅방은 하루 평균 수백건에 이르는 각종 정보가 물품매매정보와 생활정보, 수다를 포함하여 지역 내 주민들간의 소통수단으로서 매우 활발하다.

실생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경직된 사고로서 ‘적응’이라는 키워드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고 온라인을 통한 시시콜콜한 의사소통은 매우 효율적으로 주민들의 ‘필요’를 충족시킨다. 미처 내놓지 못했던 중고품들은 내놓기가 무섭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가고, 세탁소·건자재상·설비수리 등 일상과 직결된 전문 업체에 대한 소개요구와 정보제공이 LTE급이다.

새로이 이주해 온 ‘신규회원’들에 대한 소개도 무척 빠르다. 주변 지인들에 의하여 초대만 된다면 구좌읍내 거의 모든 이주민들이 즉시적으로 실시간으로 전달이 된다. 어느 동네 어디쯤에서 어떤 집을 짓거나 빌리거나 그리고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지, 사업적 제휴는 가능한지 등등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정보를 전달하거나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

주민소통의 혁명이라해도 손색이 없다. 전통적 소통방식에 의한 시간을 비교한다면 천양지차가 될 수밖에 없다. 대자보·벽보·정보지·리플렛 등의 것들은 이젠 쓰레기통 신세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멤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해 유지되고 발전된다는 측면에서 이들의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행동, 즉 커뮤니티 시민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사소통 수단의 지원, 활동에 대한 보상, 명확한 커뮤니티 목적의 전달, 부정적 견해의 수용, 상호작용적 의사소통은 각각 커뮤니티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뮤니티 몰입은 커뮤니티 조직행동인 애호도, 사회적 참여, 지원적 참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을 매개로 한 모든 의사소통의 유형은 오프라인의 의사소통 과정을 보조하는 수단에서 벗어나 대체하는 수준으로까지 확대되어가고 있다. 그래서 요즘 제주는 명실공이 온라인 커뮤니티 제주, 커뮤니티 러시의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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