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악재 속 청년실업 문제 심각
경영계 노력과 노동계 협력 당부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을 뒤로하고 희망찬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경영자와 근로자 여러분의 소망이 이루어지고 가정에 축복이 충만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더불어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각자의 본분을 꿋꿋이 지키며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신 경영자와 근로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지난해 우리 제주지역의 경제성장률은 전국 평균치보다 두 배 정도 높은 5.2%를 기록했다. 사상 최초의 내도 관광객 1500만명 시대를 여는 등 관광 관련 서비스업의 발전과 함께 농산물 판매와 건설경기 호조세가 지속된데 따른 결과다.
그런데 올해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다. 국내외적 불확실성이 세계는 물론 국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취임 3일만에 전격 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 시작되는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선진국의 금리인상 등 악재들이 만만치 않다. 아울러 국내적으론 내수부진과 제조업 위기, 저출산·고령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 구조적인 요인에 정치·사회적 불안까지 중첩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성장률 전망 자체가 무의미한 ‘장기형 불황’에 접어들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정치·사회적 혼란 국면에서 가장 걱정되는 문제는 청년 일자리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률의 2.6배인 8.2%에 이르렀다. 여기에 실업자로 통계에 잡히지 않지만 취직 시험 준비 등 일자리를 찾고 있는 젊은이들까지 포함한 사실상의 청년 실업률은 20%, 청년실업자는 100만 명을 상회한다.
작년 하반기 이후 수출부진,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제조업 고용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줄어들던 자영업자 숫자도 다시 증가세다. 총체적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자영업자의 증가는 통계상으로 고용 증가로 잡히지만 오히려 해당 업종 종사자 전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우리 경제가 내수부진으로 장기형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도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는 ‘5포세대’란 말이 유행이라고 한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다보니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인간관계 등을 포기하는 젊은이들의 세태를 풍자한 자조적인 표현이다.
청년 일자리 부족은 인구감소·내수절벽을 앞당겨 우리 경제·사회의 펀더멘탈을 붕괴시킬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누구도 이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합심하여 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부흥에 온 힘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유지다.
이를 위해 경영계는 투명경영·윤리경영에 매진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노동계도 일자리 창출이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녀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인식 하에 협력해 주기를 당부 드린다.
과거 우리는 수많은 위기와 시련을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극복해 낸 경험을 갖고 있다. 2017년 올해에도 우리 모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더욱 협력하여 산업평화 정착을 통한 제주지역 경제회생에 앞장서는 한해가 되도록 매진할 것을 당부 드린다.
올해 2017년은 정유년, 붉은 닭띠 해다. 닭은 진취적이고 선견지명이 있는 꼼꼼한 동물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붉은 닭을 봉황으로 여기며 복을 불러오는 동물로 믿었다.
새벽 닭 울음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듯, 새해는 경영자가 단 1명의 청년이라도 더 고용하고, 근로자는 신바람 나게 일하며, 젊은이들이 꿈을 품고 이상을 펼치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