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구멍’ 뚫렸다는 AI 방역시스템
곳곳 ‘구멍’ 뚫렸다는 AI 방역시스템
  • 제주매일
  • 승인 201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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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에 이어 한경면 용수리 철새도래지에서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방역당국이 AI와의 2차전에 돌입했지만 가금농가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용수저수지 인근서 발견된 청머리오리 폐사체(斃死體)에 대한 국립환경과학원의 검사 결과 고병원성인 ‘H5N6’형의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이 즉각 차단방역 및 이동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제주시 동부와 서부지역에서 시차를 둬 AI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향후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가 16일 제주도로부터 ‘고병원성 AI 방역대책 추진 상황’을 보고 받았다. 이 자리에선 AI 방역시스템과 관련 곳곳에서 ‘구멍’이 뚫렸다는 도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현우범 위원장은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1차 판정이 나오기까지 나흘 동안 방치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1차적으로 의심증세가 발견되면 제주도가 즉각 이동제한을 시켜야 하는데 확진(確診) 때까지 손을 놓은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도내 골프장의 경우 ‘AI 방역 사각(死角)지대’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경용 의원은 “제주엔 연못이 있는 골프장이 많은데 곳에 따라 철새가 20~300여 마리, 또는 그 이상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골프장에 대한 방역이 과연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중앙에만 의존하는 AI 검사시스템과 태부족한 방역 전문인력, 가축전염병과 관련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육지와 제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특별법 제도개선을 통해서라도 제주에서 자체 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하루빨리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관련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가금농가에 AI가 전파되는 등의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하도지역의 경우는 이동제한 조치가 일부 해제되기도 했다. 그렇다고 안심할 계제는 아니다.

AI 차단방역 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고, ‘24시간 비상체계’도 당분간 계속 유지돼야 한다. 차제에 AI 검사시스템에 대한 제도 개선이나 전문인력 확보 등의 과제도 서둘러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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