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3명이 동반 탈당, 개혁보수신당을 표방한 ‘바른정당’으로 말을 갈아탔다. 이로써 제주정치권은 새누리당이 몰락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정당 양강(兩强) 체제로 사실상 재편됐다.
신관홍 의장 등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12일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바른정당 합류(合流)’를 선언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오늘의 탈당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번뇌와 고민으로 수많은 밤을 지새웠다”고 탈당 결행까지의 고뇌부터 털어놨다.
이어 “당 안의 소수 패권(覇權)세력이 당권을 독점하고, 국가권력마저 사유화해 놓고도 반성과 용서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다가서려는 혁신의 몸부림마저 외면할 때 당은 이미 희망을 잃어버렸다”며 집단 탈당의 배경이 ‘친박(親朴) 패권주의’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앞으로 “중앙당으로부터 독자성을 지닌 정당모델을 만들겠다”며 “지역현안에 적극 대응하고 지역의 건강한 미래를 설계하는데 집중하는 지역정치의 모범을 제주에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탈당을 결행한 도의원은 새누리 소속 전체 18명 가운데 13명이다. 이미 잔류의사를 밝힌 김천문 의원(송산·효돈·영천)을 제외하곤 지역구 의원 14명 중 13명이 뜻을 같이했다. 나머지 4명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비례대표다.
이로 인해 제주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16명)이 원내 1당으로 올라서게 됐다. 새누리당(5명)은 바른정당(13명)에 이어 제3당으로 전락했다. 특히 지난 네 차례의 총선(總選)에서 단 1명의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새누리당으로선 도의원들마저 집단 탈당함으로써 빈껍데기만 남게 됐다.
한편 도의원들의 합류로 바른정당 제주도당 창당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둥지를 튼 원희룡 지사와 함께 15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갖고, 설 명절을 앞둔 오는 21일 창당대회를 열어 이슈몰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바른정당 창당과 맞물린 제주정치권의 지각변동(地殼變動)이 올해 치러질 대선과 내년의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과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