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지사 탈당… 제주정치권도 ‘지각변동’
元 지사 탈당… 제주정치권도 ‘지각변동’
  • 제주매일
  • 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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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4일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했다. 이에 제주정가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소속 대다수 도의원들까지 신당 합류를 전제로 탈당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제주정치권의 ‘지각변동(地殼變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원 지사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을 떠나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드는 길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와 당보다는 대통령 개인만 바라보는 정치, 국민과 당원보다 계파 이익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에 막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여 용서를 구했다.

회견 자리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개혁보수신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원 지사의 합류를 환영했다. 이날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원 지사가 정병국 개혁보수신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 및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손을 맞잡은 장면이었다.

이를 두고 언론은 ‘남·원·정의 부활(復活)’이라고 평했다. 이들 3인은 1990년대 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보수(수구) 일색인 당 주류에 맞서 젊은층과의 소통 강화 등 당 쇄신(刷新)을 선도해왔다. 이른바 개혁 소장파의 상징이었다.

이제 50대 중진 정치인으로 자리를 잡은 ‘남·원·정’이 20여년 만에 다시 손을 맞잡아 새 정치를 외치고 나섰다. 일각에서 개혁보수신당의 성공 여부는 남·원·정이라는 ‘보수세력 내 개혁파’에 달렸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원희룡 지사는 같은 날 제주에서도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자리엔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자리를 같이 했다는 이유로 탈당(脫黨)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도의원들의 탈당 및 신당 합류는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편 원 지사는 신당의 대선(大選) 경선참여와 관련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원 지사의 새누리 탈당과 신당 합류로 제주정치권의 개편은 사실상 시작됐다. 이 같은 실험이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기폭제가 될지, 아니면 정치생명 연장의 한갖 도구나 수단이 될 것인지는 앞으로의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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