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에서 배우는 인성교육
신사임당에서 배우는 인성교육
  • 박인옥
  • 승인 2017.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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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모범이 된 어머니
자식들 보고 따라해
자기주도적 능력 심어준 교육

요즘 아이들 주관·판단 능력 부족
부모 뒤에 숨는 ‘자라족’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하게 하자

신사임당은 스스로의 삶에서 모범을 보여 준 어머니이다. 강요보다는 자연스럽게 올바른 행동을 보여주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학문을 닦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이 일곱 자녀들을 가르치는 방법이었다.

그녀는 억압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효행을 함으로써 자녀들이 보고 자라도록 하였고,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선택권을 자녀에게 주었다. 자기 주도적 능력을 심어 주는 것이 바로 ‘신사임당 교육’이라 할 수 있겠다.

신사임당은 그림·서예·시에서 재주가 탁월했다. 그러나 신사임당은 자신의 그림이나 글씨를 팔지 않았다. 어느 날 잔칫집에 초대를 받아 갔다가 갑자기 부엌에서 우왕좌왕하는 소리가 들렸다. 한 부인이 비단 치마에 국물을 쏟아 걱정하고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 빌려 입고 온 옷에 국물을 쏟아 어쩔 줄을 모르고 당황하는 여인에게 신사임당은 치마를 벗어 달라고 했다.

당황한 부인이 치마를 벗어 건네자, 신사임당은 붓을 들고 치마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국물로 얼룩졌던 치마는 금세 탐스러운 포도송이로 가득 찼다. 아름다운 포도 그림에 사람들은 격찬을 보냈다. 신사임당은 치마를 건네며 “시장에 파시면 새 치마를 살 수 있을 것입니다”고 말했다. 신사임당 말처럼 치마는 비싼 가격에 팔렸고, 빌려 입은 옷을 변상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이는 그림 솜씨를 자랑하기 위함이 아니라 남을 위한 배려의 행동이었다.

이처럼 신사임당의 교육은 실천교육이었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행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 율곡의 사상을 보면, 곳곳에 배려의 사상이 숨어있다. 율곡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여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눔을 실천했던 학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의 실천교육 덕분이었다.

요즈음 아이들 인성의 문제점은 스스로 자신 있게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모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에게 의지하고 의존하려는 생각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자기 주도성이 부족한 아이들에게는 올바른 인성을 심기가 어렵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아이로 키울 때, 비로소 인성도 올바르게 성장한다. 40대 나이에도 부모의 도움을 받는 자녀의 문제 원인은 다름 아닌 부모에게 있다. 자기 주도적으로 자립심을 심어 주지 않고 부모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기 주도성을 키우지 못하면 평생을 부모에게 의지하게 된다. 오늘날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기대어 사는 젊은이들을 일컬어 ‘캥거루족’이라고 한다. 유사시 부모라는 단단한 방어막 속으로 숨어버린다는 뜻으로 ‘자라족’ 이라고도 한다니 중요한 것은 강압적인 방법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행동하게 만드는 신사임당 교육방법이다. 어려움에도 부딪쳐보고 안 되는 것도 직접 해보면서 해결하도록 지켜봐야 한다.

초등학생에게 “학생의 장래 꿈은 뭐지?” 하고 선생님이 물으니 “재벌 2세요” “그래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지?” “아빠가 통 노력하지 않아요.” 아빠가 재벌이어야 자기가 재벌 2세가 된다는 우스개 얘기지만 요즘 세태를 반영한 것 같아서 아주 씁쓸함 생각이 든다. 어려워도 스스로 하게 하는 교육이 인성교육에서의 실천 교육이다.

어디에든 잘 어울리지 못하고, 소극적이고 열등감이 많은 자식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능력위주로 역할을 나누기 때문에 부족하거나 뒤떨어지면 소속에서 밀려난다는 생각 때문에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사회는 다양한 기능과 역할에 의한 조직이다. 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하는 사람도 구분된다.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서로 잘하는 역할을 나누어 협력하는 관계에서 사회는 활성화된다.

내 자녀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녀가 스스로 시행착오를 겪어서라도 재능과 소질을 계발 할 수 있도록 부모는 지켜봐주자. 그러다 힘들어 하면 조언도 해주고 도움이 필요하면 그때 도움을 주자. 어려워도 스스로 실천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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