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별 배출제로 집안 쓰레기 가득”
“요일별 배출제로 집안 쓰레기 가득”
  • 고상현 기자
  • 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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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제주시 게시판 항의성 글 가득…일부선 형평성 문제도 제기
▲ 제주시가 지난 달부터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와 관련해 시민들이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사진은 5일 오후 3시께 제대로 쓰레기 분리가 안 돼 더러워진 제주 시내 한 클린하우스 모습.

“귀 막은 불통행정”

제주시에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도입한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 시행 한 달을 넘은 시점에서 시민들의 대체적인 반응은 이렇다. 최근 제주도와 제주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요일별 배출제로 쓰레기가 20% 줄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그만큼 집에 쌓여 있다”, “일주일 치 종이가 한꺼번에 나오다보니 클린하우스가 더 더러워졌다. 시에서 이 정책을 강행하는 이유가 뭐냐” 등의 항의성 글이 가득하다.

실제로 제주시 연동 한 다세대주택에 사는 고모(37‧여)씨는 요일별로 버려야 하는 쓰레기가 정해져 있어 집 안에 날마다 쓰레기가 쌓여 불만이다. 고씨는 “취지는 이해하겠지만, 집 한구석 가득 쓰레기가 쌓일 때마다 지저분해 보여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제주시 노형동 한 아파트에 사는 장모(27‧여)씨도 “행정에서 쓰레기 문제 해법이라며 무턱대고 시행해 솔직히 아주 번거롭고,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가 일관되게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시는 현재 전체 클린하우스 2037개소 중 오등동 등 일부 외곽지를 제외한 1895개소를 대상으로만 청결지킴이 등을 동원해 적극적으로 계도에 나서고 있다. 지역마다 배출제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는 것이다. 김모(32)씨는 “불편 감수하면서 쓰레기를 버리는데, 어떤 지역 주민들은 그냥 버린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더욱이 일부 읍‧면 지역의 경우 클린하우스가 없는 외곽지역의 주민들 그리고 공사장 관계자들이 얼마간 모아둔 쓰레기나 폐기물을 분리를 제대로 안 한 채 한꺼번에 버리면서 요일별 배출제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제주시 애월읍 하귀리에 사는 정모(45)씨는 “아침 일찍 외곽지 사람들이 제대로 분리 안 한 쓰레기를 한가득 차에 싣고 와서 버리고 도망간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처럼 요일별 배출제 때문에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 가는 가운데 제주환경운동연합은 5일 보도 자료를 통해 “(해당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홍보와 도민 사회와의 협의 및 공론화 없이 조급하게 시행된 경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요일별 배출방법을 좀 더 단순화하는 등 시민의 입장에서 수정‧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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