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빗나간 제주대 ‘특성화고 재직자 전형’
수요 빗나간 제주대 ‘특성화고 재직자 전형’
  • 문정임 기자
  • 승인 2017.0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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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미래융합대학 재직자 전형 지원자 ‘텅텅’
일반전형 행정·경영학과 야간 경쟁몰려 ‘치열’
▲ 최근 다음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뜬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학생모집 광고 화면캡쳐.

제주대학교의 2017학년도 ‘특성화고 졸업생 재직자 입학전형’이 수요 전망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대학교가 선취업 후진학 활성화 등을 위해 야심차게 신설한 학과에는 사람이 없고, 기존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 전형에서 일반전형으로 전환한 ‘행정·경영학과 야간’에는 지원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대학의 빗나간 수요 예측으로 재직자 전형을 준비해온 특성화고 졸업생들만 어려움을 겪게 됐다.

제주대가 지난 4일 정시모집을 마감한 결과, 올해 신설한 ‘미래융합대학’ 재직자 전형에는 107명 모 집에 40명(0.37대1)이 지원해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 전형은 앞선 수시에서도 114명 모집에 11명
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반면 제주대가 미래융합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올해 일반전형으로 전환한 ‘행정·경영학과 야간’ 에는 20명 모집에 75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3.75대1을 기록했다.

이중 야간 행정학과는 11명 모집에 44명이 접수해 사회과학대 전체 학과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야간 경영학과의 경우 앞선 수시모집에서 4명 모집에 16명이 지원해 좁은 합격 문을 실감케 한 바 있다.

‘재직자 특별전형’은 학교 졸업 후 3년이상 근무한 특성화고 졸업생에게 입학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제주대는 2012학년도부터 행정·경영학과에 야간 과정을 열어 상업계열 특성화고 졸업생들에게 학위 취득의 길을 열어 두다, 올해 평생교육단과대학인 ‘미래융합대학’을 도입하며 전격 폐지했다. 

문제는 야간 재직자 전형을 없애며 개설한 미래융합대학(건강뷰티향장학과, 관광융복합학과, 부동산 관리학과, 실버케어복지학과)에는 도내 상공업계열 졸업생들을 소화할 학과가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올해 입시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지난해 도내 중·고등학교 진로진학교사들은 제주대의 이같은 2017학년도 입시 방침에 우려를 표하며 교육부와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주대 입시 관계자는 “올해 행정·경영 야간이 일반전형으로 바뀌며 수시와 정시 모두에서 지원자가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정시는 수능 성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몰린 원자들이 모두 특성화고 졸업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고 반박했다.

그러나 고교 현장에서는 “지원 현황을 떠나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길 이 좁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제주대학교가 아이들의 수요를 파악 하지 않고 입시 제도를 바꿨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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